<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영화상영
도서관 2층 DICA Plaza에서는 한주에 한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8/11 ~ 8/14 상영영화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입니다.
- 상영시간: 평일 오후 2시
- 영 화 평: 의사소통센터 황영미 교수
천재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상투적이지 않게 들리는 진정한 천재인 곤 사토시의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탈상식적 사고와 디테일한 표현의 매력은 영혼을 전율케 합니다. 곤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인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원제 <동경대부Tokyo Godfathers>,2007)은 가족 없는 홈리스를 통해 가족 사랑을 회복시키는 곤 사토시의 탁월한 플롯구성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곤 사토시의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이 아동용이라는 편견을 불식시킵니다. 영화는 오프닝에서부터 눈길을 끕니다. 성탄절, 교회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그린 성탄극이 공연된 후 열변을 토하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각양각색의 모습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여기에 모인 홈리스들은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겨주는 등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가족 못지않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아기입니다. 아기를 경찰서에 갖다 주자는 ‘긴’과는 달리 모성애로 똘똘 뭉친 ‘하나’가 아기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면서 아기를 안고 동경의 밤거리를 걸어가는 데서 오프닝 크레딧이 시작됩니다. 세 사람이 지나가는 사이로 보이는 건물 옥상의 대형전광판이나 건물 옆의 간판 등에 제작자, 감독, 기획자의 이름이 씌어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세 캐릭터는 모두 가족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아기의 부모를 찾아주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사건을 다룬 로드무비(road movie) 형식을 띄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로드무비는 버디무비(buddy movie)가 되기 마련입니다. 나이도 다르고 개성도 각각 다른 이 세 캐릭터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서로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친구가 됩니다. 가정이 없는 홈리스들이 갈망하는 ‘가족의 사랑’은 더욱 강렬합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동경대부>이지만 한국에서의 제목은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입니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의 ‘기적’은 이 영화를 엮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늘 이렇게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것에 대한 알레고리입니다.그것은 우리가 가졌지만 중요한지 모르고 살아가는 공기나 물, 가족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디테일은 너무나 섬세하게 짜여 있어 영화를 볼 때마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새롭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 2003년에 만들어졌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것은 2007년 12월입니다. 곤 사토시의 작품세계는 눈앞의 현실에만 집착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허상을 조소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본질은 시간성을 초월하여 바로 머릿속에 담겨 있는 기억, 사고라�� 점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곤 사토시는 애니메이션으로 철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