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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나리오_3) 홀어머니(1964)

2023-11-25 조회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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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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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광성영화주식회사제작)
製作 趙龍辰
原作 金石民
脚色 李二寧
洪恩遠
撮影 金仁容
照明 房奇燦
美術 鄭禹澤
製作部長 李鶴載
監督 洪恩遠
登場人物
郭賢淑 32세∼46세 --------------------------------------------
宋在洙 34세 -------------------------------------------------
春浩 A 13세 / B 20세∼27세 ----------------------------------
太浩 A 11세 / B 18세∼25세 ----------------------------------
美鈴 A 9세 / B 16세∼23세 ----------------------------------
宋 彬 A 12세 / B 17세∼24세 ----------------------------------
仙鄕 A 12세 / B 17세∼24세 ----------------------------------
仙鄕母 34세 -------------------------------------------------
高廣萬 (社長) ------------------------------------------------
恩淑 (春浩의 新婦) ------------------------------------------
吳夫人 (恩淑의 母) --------------------------------------------
申奇達 (호텔 支配人) ------------------------------------------
朴토니 ------------------------------------------------------
李老人 (고구마 장수) ------------------------------------------
達順 (食母) ------------------------------------------------
順伊 (女工) ------------------------------------------------
女工 ------------------------------------------------------
精神病院長 ------------------------------------------------------
뽀이 A (호텔) ------------------------------------------------
뽀이 B ------------------------------------------------------
洗濯婦 A ------------------------------------------------------
洗濯婦 B ------------------------------------------------------
有限마담 A ------------------------------------------------------
有限마담 B ------------------------------------------------------
有限마담 C ------------------------------------------------------
女人 ------------------------------------------------------
그 아들 ------------------------------------------------------
傀儡軍將軍 ------------------------------------------------------
班長 ------------------------------------------------------
쑈리 ------------------------------------------------------
運轉手 ------------------------------------------------------
其他 EXT 多數

#1 F.I 산길
늦가을 맑은 하늘
드믄 무덤이 보이는 산길을 소복의 여인이 하얀 꽃다발을 안고 걸어간다.
#2 墓 앞
宋在洙之墓라고 쓰인 낡은 墓비 앞에 놓여지는 꽃다발.
墓앞에 절하고 고개를 드는 賢淑.
半白에 주름이 간 얼굴이지만 젊은 날의 뛰어난 미모가 엿보이는 모습이다.
참고 견디어 온 눈매에 이슬이 맺히더니
賢淑은 와락 그 자리에 엎디어 통곡하기 시작한다.
賢淑의 목소리 당신 가신지도 十二年
세 아이를 몽땅 품에서 잃은 죄많은 홀어미가 여기 혼자서 왔어요.
작년에 따라왔던 태호마저 태호마저 폐인이 되고 말았답니다.
죽고 싶어요 . 죽어서 당신 곁에 나란히 눕고 싶어요.
몸부림치는 賢淑의 뒷모습
F.O
#3 개천
검게 썩은 下水溝의 물이 한데 모여 흐른다.

#4 川邊 住宅地 길 (黃昏)
소복한 賢淑이 한결 처량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5 賢淑의 집 앞
집집마다 불들이 켜져 있는데 한집만 캄캄하다.
그 집 앞에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는 李老人
賢淑 다가와 불꺼진 집 앞에 서며 새삼 깊은 한숨
李老人 이제 돌아오십니까?

이노인 바지 주머니 속에서 부스럭 부스럭 열쇠를 찾아 내어주며
동정의 눈초리로 고래를 저어 보인다.
눈으로만 알았다는 듯 끄떡이며 열쇠를 받는 賢淑
#6 가게 안
딸까닥 자물쇠가 열리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현숙
의미하게 엿보이는 가게 안은 텅 비여 있다.
마루로 올라서며 현숙 건넛방의 문을 연다.
#7 건넛방
불이 켜지고 아무도 없는 빈 방에 나란히 놓인 책상 시계
붉은 국화꽃이 꽂혀 있는 화병 앞에 놓여 있는 사진들 두 개
현숙의 손이 그 하나를 집어 든다.
젋은 날의 현숙 내외와
춘호(13才) 태호(11才) 미령(9才)의 즐거운 모습이 담겨져 있는 사진 .

#8 溫陽溫泉호텔정원 (十二年前)
찰카닥 셔터 소리
사진과 똑같은 포즈의 五가족이 웃으며 흩어진다.
송재수 삼각에 걸어 놓은 사진기를 걷으며
재수 자아, 인제 점심 먹을까? 미령인 뭘 먹겠니?
미령 나 양식 먹을래
태호 시시하게! 양식 관두구 갈비 먹자.
미령 싫어!
태호 싫음 관둬! 엄마는 한국사람이니까 한식이 좋지?
현숙 글세 그렇긴 하지만
춘호 우리 다수결루 정하자. 나두 한식. 아버진?
재수 (미령을 힐끗보고 웃으며) 난 양식이다.
태호 그래두 三대 三이네 뭐
미령 언제 엄마가 한식이라구 했어? 양식 먹지 엄마?
현숙 글세 그것두 좋지만
태호 뭐 그래 엄만 이것두 아니구 저것두 아니구 한식이지?
태호가 곽씨의 팔을 잡자 미령이 한쪽 팔에 매달리며 애교
미령 아니지이? 응 응 응?
곽씨 그만 끄덕여 버린다.
춘호 야, 태호야 우리가 졌다.
미령 엄마가 제일야!
깡충 뛴다.
태호 씨이
재수 핫핫 그럼 이따 저녁엔 한식 먹기로 하지
五가족은 호텔 쪽으로 걸어 간다.
태호와 손을 잡고 뒤 따르며 무르녹은 꽃잎처럼 웃는 현숙.
선경(E) 아즈머니!
#9 건너방
문득 놀라 돌아다 보는 현숙
사진을 제자리에 놓으며
현숙 오. 선경이 왔니?
그 옆에 사진틀에는 현숙과 장성한 아이들의 사진이 끼여 있다.
#10 가게안
선경이 보자기에 싼 것을 들고 서있다.
현숙 (나오며) 어서 올라 오너라
선경 네 (올라서며) 아즈머니 저녁 안 잡수셨죠? 이거
현숙 이건 또 뭐냐. 밤낮 이렇게 얻어 먹기만 하니
선경 엄마가 돌집에 갔다가 싸가지구 오신거예요
현숙 안방쪽 미닫이를 열며
현숙 너나 뒀다 먹지 않구
#11 안방
현숙 들어와 불을 킨다
선경도 따라 들어서며
선경 전 실컷 먹었어요.
현숙 선경을 아랫목으로 앉힌다.
선경 저 오늘 태호씨 한테 갔다 왔어요
현숙 저런 그래 면회 시켜주던?
선경 원장 선생님만 만나 뵜어요.
#12 院長室
정신병원 원장실이다.
원장 죄의식에서 오는 일종의 망상증이라고 할까요
사람 만나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합니다.
이젠 나하구는 아주 익숙해 졌지만
선경 의식이 회복되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나오게 되겠죠?
원장 (끄덕이며) 어찌 됬던 그 사람손에 사람이 죽었다니까
선경 그럼 이거나 올려보내 주세요. 그 분이 좋아하는 홍시예요
꾸러미를 내놓는다.
원장 (끄덕이며) 오늘 아침에두 밥을 갔다주는 간호부가 바뀌었다가
#13 병실
눈을 퀭하니 뜬 채 천장을 노리고 있는 태호
간호부 둘이 식사를 들고 들어 온다.
후다닥 일어난 태호 침대 저편으로 달아난다.
침대 위에 식사가 놓이자 겁에 질린 태호
밥그릇을 집어 간호부에게 동댕이 친다.
선경(E) 아즈머니도 못 알아봤을 정도라니까.
저 같은거 막 때리려구 달려들겠죠.
#14 안방
현숙 긴 한숨을 내어 쉬며
현숙 살인범......사형수로 죽느니 차라니 정신이 깨어나지 말면 할 때가
있단다......그렇게 라도 한놈 내곁에 있거니 하구 살게.....
선경 (눈물이 글썽해지며) 아즈머니 기운을 내세요 아즈머니께서
건강하셔야지 만일 미령이랑 돌아온다면 얼마나 락심들 하겠어요
현숙 암.........그래두 이 에미가 기다려야지
선경 돌아 올께예요 꼭.......
현숙 (깊은 한숨) 글쎄......그 희망마저 없다면 목숨이 아무리 모길다기로서니
살아서 무엇하겠니
선경 아즈머니 이거 꼭 집수셔야해요 저 그럼 가봐야겠어요(일어난다)
현숙 (딸아 일어서며) 고맙다....이렇게 친 딸보다두 더 날 생각해주니......
선경 방긋이 웃어 보이며 나간다
#15 현숙의 집 앞
선경이 가개 문을 열고 나와 사라진후 현숙이 신문에 싼 조고마한 뭉치를 들고
나와
현숙 염감님 이거 어디서 좀 들어온 떡인데 적지만 애기들 갔다 주세요
이노인 웬걸 또 이렇게 잡숫지 않구 절 주십니까
현숙 아니예요 저 먹을건 좀 남겨 놨어요
이노인 고맙습니다
현숙 되돌아 오려다 멍하니 큰 길쪽을 바라다 보고 섰다
남자(E) 어머니
현숙 깜짝 놀라 돌아 본다 화가 나서 허검지겁 걸어오는 현숙 나이또래의 여인
의 뒤를 딸아와 와락 잡는 젊은 남자
남자 글쎄 왜 이러세요 어린애처럼!
여인 놔라 놔 나 느이집에 안살구 한강에 나가 빠져 죽으면 고만 아니냐
남자 참 어머니두 챙피하지도 않으세요?
여인 챙피구 뭐구 글쎄 그 여우 같은 년 한테 아주 창자까지 내 매끼구 이
에미는 먹는지 굶는지 문 한번 열어보는 법도 없이......
남자 어머니! 그저 제가 잘못 했어요 제발 집으로 돌아 가십시다 (아들은
착하기 짝이 없다)
여인 안간다 안가!
남자 어머니가 정 그러시면 제가 먼저 한강에 빠져 죽겠어요
남자 성큼 성큼 걸어 가자 여인은
여인 얘야 그럼 내가 참으마!
남자 한숨을 쉬고 돌아서드니 어머니의 등을 얼싸 안고 다시 돌아서며 현숙에
게 공손히
남자 실례가 많습니다
인사를 남기고 간다 멍하니 바라보고 섰는 현숙에게
이노인 댓새에 한번씩은 저러는 부인입니다.......좀 어디가 부족한 것 같아요
현숙 아드님이 참 젊잖은 분이군요
현숙은 다시 그들이 간 쪽을 바라다 보고 섰다(F O)
#16 집앞 (아침)
현숙 허름한 차림으로 나와 문을 걸고 열쇠를 갔다 이노인에게 마낀다
이노인 다녀 오십쇼
현숙 잘 부탁합니다
현숙 걸어 간다
#17 xx호텔 앞
호텔 간판이 보이는 앞을 지나 뒷 문으로 들어가는 현숙
#18 복도
복도를 소제하고 있는 현숙
뽀-이A가 방에서 걷은 시-쓰를 한 아름 안고 지나간다
뽀-이A 아주머니 수고하심니다
현숙 잘 주무셨우?
지나가는 말이지만 다정한 말투다
#19 化粧室
한 여자가 슈미-스 바람으로 변소문을 열다가 마침 소제하러 들어온 현숙을
보고
여자 이봐요 여기 휴지 좀 갔다 줘요
현숙은 자기가 슈미즈 바람에 서있는 듯이 무안해서
현숙 네........
하고 얼른 나간다
#20 호텔방
뽀-이(막둥이)B가 분통이 터지는 듯 한숨을 쉬여가며 방안을 치고고 있다
복도에서 나는 발소리에 돌아다 보고
뽀-이B 야 홀죽이 이리 좀 와 봐!
뽀이A (들어서며) 뭐야?
뽀이B 너 어제 밤 이 방에 들어온 여자 봤니?
뽀이A 암쾽이 소리 내는 여자 말이지? 꽉 볼려구 했는데 놓쳤어 나갈 때 좀
알려주지
뽀이B 별게 아냐 내 보여줄게
뽀이B는 침대 위에 걷어 놨던 시-쓰를 앞에 두르고
뽀이B 체격이 꼭 나만해!
벼개 카바-를 머리에 스카-프로 쓰고
뽀이B 놈팽인 꽉 너만하드라
뽀이B A에게 달려 들어 목을 끌어 안고 키쓰한다
A는 상을 찡그리며 키쓰 자죽을 손으로 닦아 낸다
뽀이A 야 야 징그러
뽀이B 좀 가만 있어 놈팽이가 이렇게 당하구 있는거야
B 다짜고짜 A를 번쩍 안아다 침대 위에 눔히고 옆에 누어 A의 웃옷 단추를
버꺼 내려간다
A는 갈길 대고 B는 흥흥거린다 둘의 작난이 고조 됬을 무렵
소리 뭤들하구 있는거얏!
둘은 후다닥 튀어 오른다
호텔 지배인(뚱뚱이)가 노려보고 섰다
둘은 자즈러지며 시-쓰를 들고 달려 간다
지배인 미친 놈의 자식들! 또 한번 그랬다간 당장에 모가지다
#21 洗濯室
쌓여지는 시-쓰등 빨래거리
세탁부A.B와 대림질하고 있는 현숙
A 무자식 상 팔자야 아예 자식 없다구 비판 말아요
B 그래두 늙마엔 자식들의 지하구 살아야지 영감 하나 있다는게 술도
깨비에다 아는거라군 그지랄 밖에 없으니 에유!
A 술도깨비라두 좋으니 난 영감있는게 나겠다 자식들이 무슨 소용있어
대가리 커지면 제 멋대루들 뿔뿔이 놀아나구 마는 걸 효자 자식이
악처만 못한 법이예요 남편만 못하단 말예요 안 그렇우? 곽씨
현숙 (조용히 웃으며) 글쎄요.......남편두 중히구 자식두 중한거 아니예요?
난 한번두 그런걸 구별해 본일이 없군요
현숙은 대림길 한 빨래를 안고 밖으로 나간다 마침 지나가든 지배인이 꾸벅
인사하고 정다운 웃음을 보인다 문이 닫긴 후
B 이봐 저돼지 팍씨 한테 반한게 아냐?
A 글쎄.......좀 수상하지? 곽씨 취직 시킨것두 돼지라지 아마
B 한번 따먹구 늘어 붙으니까 일자릴 준걸까?
A 그럴 여자 같닌 않은데......
B 알게 뭐야 호박씨 까게 생겼는데
#22 호텔 카운터
美國旅行 딱지가 더덕 더덕 붙은 가방이 놓이고 半白의 紳士(安彬50才)가
서있다
安彬 조용한 방을 주시오
支配人 네...네...양군 이 손님 이층 특실로 모셔!
뽀이 A가 고양이 앞의 쥐처럼 닥아와 가방을 들고 앞선다
安彬 딸아 올라간다
#23 호텔特室
賢淑 데려온 시-쓰를 정성껏 씨우고 있다
들어서는 뽀이A와 安彬
賢淑 손님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나가려 한다 지나쳐서 의자에 앉으려던 안 빈이 문듯 부른다
安彬 아 여보십쇼
A가 들어 서려는데
安彬 아 아니오 저 부인을 잠깐!
A 네 (밖에) 아주머니! 잠깐 오시람니다
A는 가고 賢淑이 의아해서 얼굴을 내 민다
굳어지는 安彬 얼굴
安彬 혹씨.....곽현숙씨가 아니시오?
賢淑은 깜짝 놀라 安彬을 응시한다
窓에서 스미는 역광선을 박고 선 安彬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賢淑 저.......누구시온지?
安彬 (덥썩 달려 들어 손을 잡으며) 안빈이오!
賢淑 (자즈러질 듯) 안선생!?
安彬 賢淑을 끌어 드리고 문을 맏는다
安彬 (기쁨에 넘처서) 이상한 일이오 한국땅에 내려서 내가 제일 먼저
찾아야 할 사람이 바루 부인이었단 말이오.......자아 앉읍시다
賢淑 (自身의 位置와 초라한 모습을 깨닫고)......안 선생님 전 이 호텔의
소제붑니다 손님방엔 이유를 막론하고 五分이상 머물러 있는 것을
금하고 있어요
安彬 당신이 소제부라니......? 十餘年이라는 세월이 당신을 이 호텔의
소제부를 만들었단 말이오?
춘호는 태호는 미령인 어디가서 뭘하고 있단 말이오?
賢淑은 확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문밖으로 달려 나간다 닫겨지는 문에서
F.O되며 暗黑속에서 쾅하고 터지는 폭탄 소리와 함께 불길이 온 畵面을
뒤덮는다
字幕 '九·二八 前夜'
#24 옛집 안방(십이년전)
불꺼진 방안에 불안에 떨고 있는 어린애들 멀리 혹은 가까이 간간이 들리는
따발총소리
재수 (현숙을 끌어 안으며) 무섭지 않지? 인제 낼 모래면 우리는 다시
평화롭게 살수 있어진다
현숙 공장는 불타 버리구 차두 증발 당했는데 앞으로 살 길이 삭막하군요
재수 괜찮어, 우리들 몸 성하겠다. 이렇게 큰집 거느릴 것 없이 팔아서
주려 가지구 자봉틀 댓대 들여 놓구 우선 학생복 같은 거라두 만들어
나가면 되지 않겠오
현숙 얘들이 불쌍해요.....
재수 쓸데 없는 소리 애들은 자랄 때 고생 좀 해 보는게 장래를 위해서
난거야 느이들 잘 들어라 앞으로는 이런 커다란 집에서 살수도 없구
아버지 엄마가 맨 주먹으로 새 출발을 해서 살아 나가야 되게 됬어
전쟁이 끝나드라도 너의들이 아버지 엄마 말 잘 들어야 살수 있는
거야 알았니?
춘호 아버지 나두 돈 벌 수 있어
태호 나두 언니 하구 같이 벌을래
미령 그럼 나두 언니 따라 다닐테야
재수 핫 하......아무리 없다고 해 두 느이들이 돈 벌 정도로 어렵진 않다
그 말에 모두 웃음이 번지는데 쾅쾅거리는 대문소리
현숙 (질린 듯이) 우리 집예요?
획 不安이 다시 뒤덮는다
소리 송선생! 송선생!
현숙 반장이군요
그제사 약간 안도의 기색으로 문을 열고
송재수 누구시오!
하고 나간다
반장의 소리(저 애국반 아니 인민반장이 올시다)
현숙도 따라 나간다
#25 옛집 마당
송재수 문을 열자 班長을 앞세우고 들어서는 傀儡軍 將校 본때 있게 ??를 올려
부치며
傀儡軍 동무 수고 좀 해야겠오!
송재수 ............?!
반장 저 다름이 아니라.....미군 공습에 운전병이 부상을 당해서 차를 움직일
수가 없답니다 부대로 돌아 갈 시간이 급하신 모양인데
송재수 하지만 전 자동차 운전수가 아닌데요.......
傀儡軍 동무!!
위협적으로 본다
반장 동 위원회에 나와 운전하는 사람을 구해 내라 어디 송선생 밖엔 운전
할 줄 아는 있어야죠.......그래서......
難堪한 表情을 짓는다
傀儡軍 시간이 없오.....여기서 4키로만 가면 되니까 갑시다
거절할 틈이 없다
송재수 그럼.......
마지 못해 따라 나가며 뒤돌아 본다
불안하게 서서 보는 현숙, 춘호, 태호, 미령
현숙 여보!
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26 洞里 어구
괴뢰군을 滿載하고 섰는 추럭. 송재수 끌려와 운전대에 오른다
賢淑 두꺼운 짬파-를 들고 울먹이며 달려와
현숙 여보! 이거.. 빨리 돌아와야 해요 네
짬파-를 입으며 미리를 끄덕이는 송재수. 괴뢰군 장교의 재촉으로 차를 몰고 떠난다
안타까이 미령을 껴안으며 불안에 떠는 현숙
나레이터의소리 이것이 살아 있는 남편과의 마지막 이별이였다
#27 대문앞(십이월 中旬)
나레이터의 소리 그리고 홍수를 예감하는 개미떼가....이동하듯 1.4후퇴를 짐작한 서울
시민들이 부산한 마음으로 짐을 꾸리기 시작한 12월 중순 어느날 아침
송재수는 시체가 되어 대문앞에 쓰러져있었던 것이다
살이 들여다 보이는 헌 누더기를 입은 남자가 대문앞에 쓰러져 있다.
닥아온 사람의 발질이 멈추며 그 얼굴을 제껴 본다 송재수의 죽은
얼굴이다 그 얼굴에 와락 달려 드는 안빈
안빈 재수! 재수! 이게 왼 일인가?!
#28 墓地
새로 만들어진 무덤 앞에 갈대 한다발 춘호, 태호, 미령 세아이와 통곡하는
현숙 그리고 안빈
안빈 자아 부인 그만 고정합시다 아이들을 살려야죠. 오늘안으로 서울을
떠나야만 합니다 자아 어서 일어나십시요.(이르켜 걸으며) 송군은
그래도 행복한 놈입니다. 제 집앞에 까지라도 돌아 올 수 있었으니......
난 이번 폭격에 가족 다섯을 몽땅 잃고 집도 없이 혼자만 살아 남은
인간입니다
현숙 네?!
안빈 용기를 내십시오 나같은 놈도 살아 있지 않습니까?
현숙은 이를 악물고 슬픔을 견디며 걷는다. 뒤 따르는 아이들
#29 산길
나무짐을 잔뜩 짊어 지고 가는 소년 둘 춘호와 태호다
#30 農家집 부엌
가랑잎을 때며 밥을 짓고 있는 현숙
춘호와 태호의 나무짐이 들어와 부엌 한 모퉁이에 수북이 쌓인다
태호 엄마 아직 밥 안됬어? 배고파 죽겠다
#31 농가집 방안
초라한 저녁상이 놓인다
밥상에 달려 드는 아이들
춘호 엄마두 빨리 와 같이 먹어
현숙의 소리 그래 곧 들어간다. 어서들 먹어
아이들 밥을 듬뿍 퍼먹는다
현숙이 양재기를 들고 들어와 상아래 내려 놓고 누른밥을 떠 먹는다
춘호 (보고) 엄만 밥 없어?
현숙 아아니 엄만 점심 먹은게 아직 소화가 안되서 그래
태호 엄마 언제 점심 먹었어! 아침 먹은게 소화 안되서 안먹는다구
그러구......
현숙 아냐 나중에 붴에서 먹었단다.....
춘호가 현숙을 쏘아 보듯이 하며 제밥 그릇에서 밥을 떠서 현숙의 그릇에다
넣어 버린다 따라서 태호도 미령이도- 목이 메여 울어 버리는 현숙
나레이타의 소리 어미는 자식을 자식들은 어미를 아껴 가며 이렇게 피난살이를 살기2년
#32 현숙의 집앞
나레이타의 소리 남편이 마지막 남긴 九·二六 前夜의 말에 따라 현숙은 1.4후퇴 수복
후 정든 집과 가재를 헐 값에 팔고 지금의 이 집을 얻고 재봉틀을
마련해서 어린 자식들을 공양하기에 골몰했다
人夫가 구루마에 실어 온 재봉틀 3대를 끌어 내어 가게 안으로 들여 간다
가게 문에는 "學生服注文拜受" "삯 바느질 합니다"라고 쓰인 종이 쪽지가
붙어 있다
#33 가게안(저녁)
현숙의 미싱이 요란스럽게 돌아간다 한모퉁이에 수북하게 쌓인 학생복
한복들도 걸려있다
현숙 선경모 그리고 젊은 여공하나가 열심히 미싱을 밟고 있다
문이 열리고 선경(이십세)이 가방을 들고 들어 선다
선경 아즈머니 안녕하세요?
현숙 오 선경이 왔니? 어서 올라 가라
선경 엄마 나 오늘 숙제 선생님 한테 칭찬 받았어 춘호 오빠한테 배운거.....
선경모 저런 오빠한테 톡톡히 인사해야 겠구나
선경 응!
선경 마루로 올라선다
#34 건너방
벽에 걸린 중학생 모자
춘호와 미령이 책상 앞에서 공부하고 있다
선경의 소리 오빠!
하고 들어 선다
춘호 응 앉어
선경이 앉으며 책을 꺼내자 미령 입을 비쭉 거린다
미령 언니야 나 이거 몰라 가르쳐 줘
춘호 이런 밥통! 선경인 척척 해 내는데 넌 왜 모르니?
미령 갠 5학년이 잖어 난 3학년이구 언니가 선경이만 열심히 가르쳐 주니까
그렇지, 뭐
선경 무언한 듯 고개를 숙인다
#35 거리
추리링 셔쓰 바람에 뛰어 오는 태호
O.L
#36 가개안(밤)
여공들은 가고 현숙혼자서 열심히 한복을 만들고 있다 아픈 허리를 펴 보는
현숙. 화면 F.O 되어 暗黑속에서 다음 소리가 울려 나온다
나레이터의 소리 홀 어머니의 고달픈 노동의 대가는 외상으로 사기로 줄어 들기만 하고
세월의 흐름속에 가세는 자꾸 자꾸 기울어져 가기만 했다
#37 가개안(칠년전)
한쪽 구석에서부터 화면이 밝아 온다 편지 봉투 "宋春浩 貴下"
뒷면에는 00대학교 합격통지서가 나온다
확 밝아지는 현숙의 얼굴(38세)
선경모 형님! 들었군요!
현숙 끄덕이며 어쩔줄 모른다
현숙 이 녀석은 어딜 갔누 합격된 줄도 모르구.....
#38 XX대학교 정문
춘호가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달려 나온다
한 모퉁이에 서 있는 선경(십칠세)이 뛰어와 마주 서며 둘은 와락 두손을 맞
잡는다
#39 교외 길
트레닝 셔쓰로 달리고 있는 태호(십팔세)
태호의 눈매에 서리는 이유 모를 분노의 빛
#40 가개안(밤)
춘호가 고개를 푹 떨구고 미싱 의자에 앉아 있다
현숙 (인두질을 하며) 네가 이 집안의 기둥인데 학교를 포기한데서야 되겠
니? 빛 돈을 내서라도 등록금 마련은 할테니 아무 염려 마라....
춘호 수석합격이 됐으면 면제를 받을건데 내가 잡쳐서 그렇게 됐어요
현숙 자식두 다섯째 안에 들었음 됐지 엄마는 그래도 큰 영광으로 안다
시계가 열시를 알린다 현숙 시계를 올려다 보고
현숙 얘 태호가 웬 일인지 모르겠구나 이렇게 늦는 법이 없드니.....좀 나가
봐라 교통사고나 안 났는지......
춘호 어머닌 걔가 뭐 어린앤줄 알아요 이제 들어오겠지 뭐
현숙 그래두 좀 나가 보라니까 저녁도 굶구 어딜 뛰어 다니는지 원....
춘호 내가 나가 본다구 걔 배 게 나아져요? 공부도 안하는 자식
춘호가 두툴거리며 나간다
현숙 얘 미령아
미령의 소리 응 ?
현숙 작은 오빠 오면 먹게 국냄비 좀 탄 불에 올려 노렴!
#41 건너방
미령 책상앞에 앉아 있다
미령 (돌아 앉은채) 응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거울을 들여다 보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현숙의 소리 응 어서! 시간두 늦었는데 무슨 공불 그렇게 오래 하니 좀 쉬지 않구...
미령 혀를 낼름 내밀고 웃는 얼굴을 다시 거울에 비쳐보며 일어 선다
벽에 너저분하게 붙여진 배우사진들
#42 다리위
희미한 보안등 아래 서서 탁류를 보고 있는 춘호
저쪽에서 달려 오는 트레이닝 옷의 태호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닥아 온다 점점 닥아오는 태호
춘호를 보았으나 그대로 모른채 지나간다
춘호 .......?!
약간 아니꼽다
그대로 뛰어가는 태호
테호 야! 태호야!
부른다 무시하고 그냥 뛰는 태호
춘호 태호야!!
약이 올라 버럭 소리 지른다 그제사 저만큼에서 멈춰서는 태호 돌아 본다.
태호 (힘없이) 왜 그래?
춘호 이게 왜 이렇게 건방져...
하며 때릴 듯 하다
태호 ...(물러 선다)
춘호 임마 마라톤두 좋지만 공부도 좀 하란 말야?
태호 흥 언니나 많이해...
춘호 뭐?
태호 난 대학들어갈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단 말야
춘호 그따위 성적 가지군 똥과대학에두 못갈테니 그렇지!
태호 넌 몰라 내 맘...
하더니 다시 뛰어간다
춘호 야! 야!
그대로 뛰어가는 태호
#43 가게안
시계는 열한시사십분을 가르키고 있다
현숙은 눈이 아픈 듯 찡그리고 한참 감았다 뜨며 다시 일을 계속한다
마루 위에 서서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는 태호 일에만 열중하는 현숙
태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44 가개안
침울하게 섰는 여공과 선경모
현숙 재봉틀 二台를 내 놓고 소중히 닦고 있다
여공 이제 우리들은 필요없겠죠? 아주머니
현숙 재봉틀 一台가지고서야 어디...
그렇게 애를 써 줬지만 더 돌리기도 못하구
애석한 듯 미싱을 어루 만진다
현숙 기한은 며칠 안남고 달리 길이 없구 보니 어쩌는 수 없구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나이 신기달 (XX호텔지배인이다)
신기달 허 허... 이거 늦어서 죄송합니다
#45 동 가개앞
신기달이 타고온 삼륜차운전수가 담배를 부쳐 문다
#46 동 가개
증오의 시선으로 신기달을 보는 여공
신기달 손질까지 해 주시다니
현숙 내 물건파는데 깨끗하면 사는 사람이 좋지 않겠어요
신기달 그 그렇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 인심이 어디 그런가요 모두 부인같이
착하다면 얼마나 살기가 편하겠습니까?...
하며 여공과 선경모의 눈치를 살핀다
선경모 형님은 그걸 내 놓으시기가 자식을 내 놓는 것 보다도 더...
신기달 가슴 아프시겠지요 누구나
여공 그런 정도가 아sP요
현숙 공연한 소리들을...나 보다도 영숙이 일꺼리가 없어졌으니 딱하구나...
신기달 ...사정이 그러면...우리 공장으로 와 보겠오?
하며 여공을 본다
여공 네
구미가 당긴다
현숙 선생님! 그렇게 하실수 있으면 좀 부탁합니다 한 사람 일자리는 구했지
만 얘 보낼데가 없어서 걱정하든 참이예요
신기달 네.. 거 뭐 어렵잖습니다 어차피 공장을 늘리는 거니까 사오명 더 써야
할테니까요
현숙 감사합니다
여공 사장님 고맙습니다
신기달 천만에... 이리 찾아 오시오(명함을 꺼내 여공에게 주며) 에게 저 혹
시 아드님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한번 보내 주십시오 이것도 무슨
인연인데 제가 또 도움이 될런지도 모르는 일이 아닙니까? 여봐!
밖에다 소리를 친다
예...예... 하고 들어오는 짐꾼
현숙 고마우신 말씀입니다...
하며 짐군에게 들려나가는 미싱을 애처로운 눈으로 본다
여공은 황송해서 신기달의 명함을 본다
신기달 여봐! 빨리 공장으로 가라구 엉?
짐꾼 예-
눈 깜짝 할 사이에 두 대의 미싱을 싣고 간다
신기달 대금은 여기 있습니다...
하며 수표책을 꺼내 쓴다
현숙 ....?
약간 불안하게 본다
도장을 꺼내 찍어 주며
신기달 저 바로 요 아래 은행입니다 시간전에 찾으십시오...
현숙 액면을 확인하고 안심한다
여공 저 사장님 언제쯤이나...?
신기달 아 언제든지 와요 그걸 가지고 저 아래 파출소에서 물으면 금방 가르
쳐 줄게요 자 그럼!
하고 나간다
신기달 애 그럴 것 없이 소뿔도 단김에 빼랬다구 지금 따라 가 보렴
여공 글쎄...너무 급히 서둘다가 딱지 맞으면 어떻게요
신기달 뭘 사장님이 직접 명함을 주셨는데...
현숙 그래 나도 행결 편해지는구나....
여공 그럼 가볼까 !?
여공 옷을 고쳐 입으며 나간다
현숙 서글픈 표정으로 재봉틀 놓였던 자리를 보고 있다
선경모 뒤를 치우고 있다
태호가 들어서다가 방안공기에 휩쓸려 침울해 진다.
태호 팔았군요
현숙 ...그래
태호 석대씩 있어두 어려웠는데 이제 그것 하나 가지구 어떡헐래 엄마..
현숙 어떻게 되겠지..너 너 얼른 은행에 좀 갔다 오렴...이걸 찾아 와야겠다
수표를 준다
태호 ...
시무룩 해서 받아 넣고 나간다
#47 은행앞
태호 달려와 은행 안으로 들어간다
#48 은행 當座계
서류를 뒤적이는 행원의 손
행원 (고개를 들며) 이건 무거래 수푭니다
확대 되는 태호의 눈
#49 가개안
여공 속았어요 아즈머니! 새빨간 거짓말예요
현숙 무슨 소리냐 ?!
여공 그놈이 사기꾼이였어요!!
현숙 뭣이?!...그럼 수표는...?
태호가 달려든다
태호 어머니
현숙 (떨리는소리로) 찾았니?
태호 (힘없이) 무거래 수표예요...
현숙 아.........
그 자리에 졸도한다
#50 안방(밤)
흐미한 전등아래
자리에 누운 현숙
머리밑에 앉은 춘호가 훌쩍이며
춘호 어머니...내가 내가 못나서 그래요...좀더 공부해서 어머니를 도와 드릴
려고 하는데...헉 헉
현숙 눈을 뜨고 가만히 춘호의 손을 잡아 본다.
현숙 ...태혼 어딜 갔니....미령인 아직 안돌아 왔니...
춘호 어머니...
#51 밤길
태호 하늘로 뛴다
땀에 젖은 얼굴에 흘러 내리는 눈물!
이를 의물고 더욱 뛰는 태호
#52 극장앞
화장을 한 미령이 불량학생 같은 사내아이와 눈을 피해가며 나온다
#53 가개안
태호가 돌아온다
안방 문을 열고 달려나오는 춘호
춘호 자식 넌 어머니가 걱정도 안되니?!
노려본다
태호 ...
잠잫고 춘호를 밀치며 들어 가려하자
춘호 이게 왜 이 모양이야
하더니 탁- 한 대 갈긴다
태호 ...(감정을 억누르며) 비켜!
춘호 이게 ?!!
하더니 따귀를 친다
그러나 날새게 춘호의 손을 꽉 잡아쥐는 태호
태호 왜 이래!?
하며 밀친다
바싹 화가 난 춘호 덤벼들어 태호를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태호도 지지 않고 덤빈다 순간 형제의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다
춘호가 한구석으로 몰린다
태호 (울막이는 소리로) 넌 모른단 말야...어머니가 벌써부터 등록금 때문에
재봉틀을 팔려고 한걸 알기나 했어? 내가 왜 밤낮 뜀박질만 하는지
너같은 건 모른단 말야...흐흑 어머니가 무슨 힘으로 해마다 대학등록금
을 해내냔 말야... 왜 몰라 그걸... 이번에 네가 들어가고 미령이가 또
들어 가려면 내가 빠져야 숨을 돌릴수 있다는 걸 왜 몰라 이
바보야.....
태호 네 등록금 때문에 우리 생명같은 재봉틀을 사기당했단 말야 재봉틀을
흐흑...학교구 뭐구 돈 벌 생각을 홰 할줄 모른냔 말야! 난 미칠 것
같애서 뛰는 거야...
춘호 마침내 푹 쓸어 진다
태호 언니!! 으흐흑...
하고 덤벼 들어 안으며 마구 통곡한다. 어느 틈에 들어섰는지 한구석에서 이 광경을 보고있는 미령도 마구 느껴 운다
태호 춘호을 일으켜 피를 씻어 준다
#54 안방
자리에 누은 현숙의 눈에서 비오듯 살아지는 눈물
태호의 소리 그래두 언닌 이왕 이렇게 됐으니 집을 저당잡혀서라두 대학을 나와야
해!
#55 XX대학강당(삼년후)
졸업장이 수여된다(상과)
대표로 영광의 자리에 선 춘호
한 구석에 한층 늙은 현숙이 기쁨의 눈물을 찍어낸다
#56 언덕위
손에서 손으로 넘어가는 조그마한 케-스 만년필이다
선경 수석 졸업에다 취직 축하를 겸한건데 너무 초라해서 미안해요
춘호 무슨 소리야 선경이 경제력으로는 이것두 과용인데...
선경 은행 월급이 쥐꼬리만큼 올랐어요
춘호 그래? 그런구보니 들어간지 벌써 일년이 됐군그래 사회생활에선
나보다 선배가 되는군
선경 ...무역회사면 대학 나온 멋쟁이 여자들이 많겠네요
춘호 굉장하지.......여배우 같이 손톱에 새빨간 마니큐얼허구 빅 레-스
이어링.......양품점에 들어간 착각을 일으킬 정도야
선경 ....그럼......나처럼 초라한 여잔 눈에 보이지두 않겠네요
춘호 핫하하 미령이만 질투쟁인줄 알았드니 선경이두 여간 아니군!
선경 어머? 질투가 뭐
춘호 와락 선경을 끌어안아 입을 마춘다
#57 안방 (저녁)
방바닥에 덜렁 나가 자빠져서 거울을 보고 있는 미령
태호가 들어서다 못다땅한 듯 쏘아보며
태호 엄만 어디가셨어
미령 (거울만본채) 주문 맡으거 갔다주러
태호 넌 공부두 안하구 내년에 대학은 어떻걸 작정이냐?
미령 대학엔 가서 뭘해 마리린 몬로는 국민 학교두 못 나왔지만 말야....
태호 닥쳐! 버럭 소리친다
미령이 벌떡일어나 않는다
태호 다 큰 기집애가 어머니 도와드릴 생각은 안하구 뭐 이따우가 있어
미령 어머 괜히 핏대야. 난 죽어두 바느질 같은건 못하는걸 어떨가란 말야
이때 집 밖에서(오-쫄레.미오)의 휘파람소리
미령 눈이 빛나며 술그머니 일어난다
태호 어딜 가니?!
흠칫 놀라는 미령
미령 동무집에 숙제하러!
태호 거기 앉어!
노려 본다
주춤 해서는 미령
더욱 크게 들려오는 휘파람소리
#58 집앞
골목에서 휘파람을 불며 오락 가락하는 불량학생 하나- 가만히 문이 열리며
나오는 태호
태호 그 학생을 한참 쏘아 보더니 대문을 가로 막고 서서
하나.둘.하나.둘 체조를 시작하다. 슬그머니 가버리는 불량학생!
이노인이 헛기침을하며 학생을 바라보다가 태호를 보고 씩 웃는다
#59 가개안
돌아가는 재봉틀 바퀴 (자막 이년전)
나레이터의 소리 춘호가 취직한지 일년 같은해 가을 태호도 운동선수로 전업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아들들이 버는 돈은 저당잡혔던 집을 되 찾는데 저금이
되고 현숙의 손발은 재봉틀위에서 떠날줄을 몰랐다
돗보기 안경 속에서 찡그리며 미싱을 밟는 현숙
#60 어느고층삘딩 앞
캐디락 한대가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온다 운전대에서 내리는 고은숙(24세)거만 한 미모의 소유자다.
은숙은 삘딩 안으로 들어간다
#61 대풍실업 비서실
으리 으리한 방안-
쉴새 없이 연달아 걸어오는 전화를 받는 춘호
춘호 네 대풍실업입니다...네...회의중입니다 나중에 다시 걸어 주십시오
(탁 끊는다 또 울리는 벨 받는다) 네... 안계십니다...네
다시 끊고 나서
휴우!
한숨쉬는데 또 걸려오는 전화
춘호 (급히 받는다) 네...아 회의...(하다가) 아 아직 안돌아 오셨습니다
들어서는 은숙
춘호 (전화에다가)...네 알겠습니다 상공부 장관실 전하겠습니다
은숙 하이-미스터송!
전화 끊고 은숙에게
춘호 하이! 저쪽 응접실로 가시죠 사장실에 손님이 계십니다
은숙 뚜벅 뚜벅 응접실로 간다
춘호 돌아서서 인터폰의 스웟치를 누른다
툭 튀어나오는 사장 고응만 칼칼한 목소리
고광만 (E) 뭐야 ?!
춘호 따님께서 응접실에서 기다리십니다
고광만 (E) 알았어
#62 동응접실
고광만이 들어선다
은숙 엄마가 영등포 공장 신설계획발표는 당분간 보루 하래요
고광만 그래?
은숙 아버지! 나 차하구 미스터 송하구 빌려줘 오늘 결판 낼래
고광만 오늘은 바뻐 내일
은숙 오늘 안빌려주면 내일은 변할테야
고광만 고것 참!
은숙 엄마가 그렇게 하랬어!
고광만 알았다(초인종을 누른다)
여비서가 들어온다
고광만 송군 이리좀 오라구 해!
#63 캐디락 안
드라이브 웨이를 달리는 캐디락
운전대 옆에 앉은 춘호
은숙 (운전하며)미스터 송은 날 발판으로 해서 출세하고 싶은 야망 없어?
춘호 질린 듯이 바라볼뿐
은숙 하 하 하 ....뭘 토끼처럼 놀래구 있어 어제 저녁에 말야 우리집에서
중대한 논의 벌어졌댔어 둘을 미국 보낸다는 전제 조건하게 사위감을
물색해 봤거던....
#64 고광만의 응접실
오부인(은숙모) 민도영씨 자제가 미국 갔다 돌아왔다던데.....
은숙 아 그 촉새? 싫어 그 따윈!
고광만 유총재 자제가 낫지...
은숙 피! 돈 환이야
오부인 얘 참! 이장관 자제가 인품 좋구 두뇌가 굉장하다드라
은숙 그건 막대기야 매력이 없어!
오부인 온 저런 계집애 봤나 다 싫음 미국 못가는거지 혼잔 절대루 안보낼테 니까?
은숙 간둬!......아 있다 있다 미스터 송!
고광만 송이라니?
은숙 송춘호....아버지 비서 말이야
고광만 그건 안되!
오부인 뭘 안되요 사내는 집한깐 없어두 야망하나만 있으면 고만이예요
우리집 재산은 뒀다 뭘하우 어차피 은숙한테 물려 줄건데 허지만
송비서는 샛님 같아서 원 그런 야망이 있을 것 같잖구나
고광만 흠-송춘호라.....당신은 뭐 있어?
오부인 내가 당신을 한국 굴지의 갑부를 만들어 논 경험으로 자신있게 말하는
거예요!
고광만 그럼 내일이라두 우리가 송군을 불러서 의향을 물어 보도록 할까?
은숙 내 문제니까 내가 해결 할테야 난 아버지 엄마라두 중매쟁이를 사이에
둘 정도루 미개한 여성은 아니니까 어째든 오늘 밤에 한번 다시 생각 해보구!
#65 캐디랔 안
은숙 어때? 구미댕기지 않어? 우리집은 엄마가 절대적인 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난 엄마를 조종할수 있는 존재야
춘호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듣고만 있다
은숙 사흘동안 여유를 줄께...나하구 결혼하면....뉴-옥 지사장이 되는거야 알
아서 할 일! 언더스텐?
춘호의 심각한 표정
#66 캬바레
폭발하는 째즈
남녀 群像이 어지럽게 돌아간다
캬메라 앞으로 닥아오는 미령과 토니라는 사나이
토니 미령이!
미령 네!
토니 아이 러브.유 아이 러브 유
미령은 꿈을 꾸듯 토니의 얼굴을 바라본다
토니 미령을 끌어당겨 볼을 부빈다
#67 밤거리
달리고 있는 태호
문 듯 앞을보고 미소가 번진다
선경이가 걸어가고 있다
태호 (달려와) 선경이!
선경 (돌아보고) 어머? 춘호씬줄 알았네요
태호 (씽끗웃고) 미안하게 됬는데
선경 아이 (때리는 시늉을 하다가 문 듯 옆을 스쳐가는 캐디랔에 눈이 간다)
춘호와 은숙이다
선경의 얼굴에서 싹 피기가 가신다
태호 (굳어졌다가 풀어지며) 아무것두 아닐꺼야
선경 고개를 떨구고 대꾸 없이 걷는다
태호 선경인 인제 봤드니 상당히 바보로군 그렇게 자기 애인을 못 믿구서야
앞으로 긴 일생을 어떻게 살아 갈테야
#68 집앞
캐디랔이 떠나고 춘호가 차간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섰다
태호가 달려와서
태호 언니!
춘호 놀란 듯 바라본다
태호 무슨 여자야? 굉장뻑적지근 한데
춘호 말없이 가게문을 연다
#69 가개안
틀일을 하고 있던 현숙이 고개를 든다
현숙 (웃으며) 어디서들 만났니?
춘호의 태도는 심각하다. 태호도 따라서
현숙 왜 또 무슨 일들 있었니?
춘호 덜썩 마루에 걸터 앉으며
춘호 어머니- 내일부터 당장 틀일 집어치우세요
현숙 건 왜 갑자기....
춘호 이제부턴 어머니두 호강 좀 하구 살아보세요
(반 자포자기의 말투다)
현숙 ....?! 무슨 소린지 도무지 모르겠구나
춘호 (무섭게) 저 결혼 하겠어요
현숙 아-결혼이야 해야지 허지만 결혼한다구 갑자기 부자가 될것두 아니구..
선경이 한테까지 이런 일을....대물려줄순 없지 않니
춘호 선경이가 아니예요
현숙 뭐? 뭐라구? 그럼 누가 네 색씨가 된단 말이야?
태호 미쳤어?
춘호 .....
현숙 안된다! 어느 색씬진 몰라두 선경이가 있는데....
난 절대루 반대다
춘호 어머닌 이 지긋 지긋한 가난이 싫지두 않으세요?
어머니 눈이 멀두룩 바느질 품만 팔아서 사시겠어요?
태호 언닌 엄말 정말 생각해서 하는 소리야? 그렇다면 그런 말은 못해!
이젠 빚두 얼마 안남았어 둘이서 벌면 두달안에 엄마두 이 고생을
면하게 되는거야!
춘호 넌 가만있어! 나두 사내 새낀데 야망이 없을순 없어! 좁은 한국안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이나 타다가 쩨쩨하게 살구싶진 않단 말야 미국가서
공부도 하고 돈도 벌어야 겠어 장남으로써 보란 듯이 어머니 호강
시켜 드리겠어요
현숙 나는 이제와서 그런 호강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먹을 걱정 없이 너
이 형제들이 모여 오순도순 비들기처럼 평화롭게 살기를 원할뿐이지....
태호 (쏘아보며) 그 아까 여자구나?
춘호 사장 딸이야! 데릿사위로 오라는걸 그만은 단연코 거절했어요 집은
따로 나가 살게 될꺼예요 허지만 집에는 경제적인 플러스를 줄수
있어요
현숙 (지긋이 바라보며) 이미 결정 지은거냐?
춘호 네!
태호 벌떡 일어나 밖으로 튀어 나간다
현숙은 둘아 앉아 미싱을 밟기 시작한다
돌아가는 미싱바퀴
#70 캐디랔안
캬디랔 바퀴가 돈다
춘호와 은숙 두 신랑 신부를 태운 차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71 삼청공원
울며 걷는 선경. 분노와 동정으로 어쩔줄 모르는 듯 같이 걷는 태호
태호 (한참만에) 이제 선경인 우리 집에 다시 오지 않겠지?
선경 .....
태호 이런 경우 뭐라고 얘기를 해야 좋을지 난 모르겠어
선경 돈이 원수예요 (증오하듯) 나두 이제부턴 무슨짓을 해서든지 돈을 벌
어야 겠어요
태호 선경이 돈이라는 것은 추악해져야 벌어지는 거야 우리 형처럼...
선경 추악해져야 벌리는거라면 흙탕물속에라도 몸을 던지겠어요!
태호 선경이...
선경 빠-라두 캬바레-에라두 남의 집의 첩으로라두 돈만준다면 내 맡기겠
어요!
순간 태호의 손이 선경의 볼위에 번개불처럼 날랐다 와락 땅위에 쓸러지며 통
곡하는 선경 태호의 손이 가만히 선경을 끌어올려 볼을 어루만져준다
태호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태호 선경이...화 나거든 나를 때려! 죽여두 좋와 허지만 그런 소리만은 하지
말어 줘!
선경의 볼을 적시는 제 눈물과 태호의 눈물 선경 와락 태호의 가슴에 안기며
흐느낀다
#72 은숙의 방
입술과 입술이 겹친다
드레스를 갈아 입은 은숙과 춘호의 긴 포옹이 계속 될 때 노크소리
떨어지려는 춘호를 다시 꼭 끌어안는 은숙
문이 열리며 오부인이 웃고 있다
오부인 애 은숙아 고만하고 피로연에 나가봐야지
은숙 아이 엄만 남 기분 잡치게!
오부인 아이엠 쏘리- 빨리 내려 오너라
오부인 문을 닫는다
또 달려들어 키쓰하는 은숙 F.O
#73 곽씨 집앞
초라한 가개앞에 미끄한 차체의 캐디락이 서 있다
껌을 질겅거리며 기다리는 운전수
#74 동 가개안
나들이 옷의 현숙
새로온 여공 순이를 타이른다
현숙 열흘만 있으라구 하지만 어디 그렇게 오래 있을수 있니 한 댓새 거둬
주구오지....그동안이나마 날 보고 찾아오는 사람 그냥 보내가가
뭣해서 널 두는것이니 잘 해줘야한다
순이 네
현숙 다른 일거리가 없으땐 우리 아이보고 감을 달래서 학생복을 부지런히
박고....
순이 네
현숙 (안에다 대교) 얘 미령아! 내 짐을좀 내 오너라
미령 안방문을 열고 나와
작은 보따리를 내 주며
미령 어마! 언니보구 내 드래스하나 해주라구 그래 응"
현숙 계집애 미친 소리 작작해 결혼한지 열흘두 안된 새언니 한테
그런 말을 어떻게하니
미령 어머? 누가 그여자한테 그러랬나 뭐 우리 언니 말이야
현숙 넌 언젠 큰 오빠 장가두 가구했으니 정말 그 언니 소리 좀 고처라.
글쎄 원 세 살버릇 여든까지간다지만 남이들으면 부끄럽지 않니
미령 언니가 언니지 뭐야. 죽어두 안되는데 어떻게
크락슌 소리가 재촉을한다.
현숙 집에 일찍 일찍 들어와서 순이 좀 도와 줘라. 작은 오빠 속 썩이지
말구 (나간다.)
미령 응
#75 가계앞
캐디락 운전수 화가나서 차안에 앉은 채로
운전수 에이 빨리 타세요.
현숙 미안 합니다.
현숙 차에 오르자 차는 먼지를 남기며 사라진다.
이 노인이 부러운 듯 바라보고 섰다.
#76 은숙의 거실
넓직한 방안에는 마작 판이 버러져 있다.
몰라보니 만큼 제법 귀부인 티가나는 은숙을 위치해서
낫 살 지긋한 유한족의 마담들
마짱을 섞는 늘씬한 손가락에 빛나는 다이아몬드들
굴러다니는 과자 부스러기, 담배꽁초, 맥주병
하녀 달순이가 상을 날라온다.
거들떠 보지도 않는 이들
은숙 뻥
패를 던진다.
마담A 시시하게 벌써부터 무슨 뻥야. 자아 또 뻥꺼리다!
마담B 아유 이 자리 잘못잡았군,. 이걸 갖구 세판을 어떻게 한다지?
달순 아줌마 차 갖어 왔어요.
은숙 응! 거기다 놔!
보지도 않는다
마담A (역시 보지도 않고) 나 그 차 좀 있다 갖다 다우
달순 네?
마담A 먹긴 먹는데 말이다
펑 . 내것만 갖어 갔다가 나중에 갖다 달란 말야.
달순 아니 꼽게 흘기며 가지고 나간다.
#77 동부역
잔뜩 부르튼 달순이 복도에서 들어서고 시장바구니에 장꺼리를 가뜩담고
현숙이 뷕 뒷문으로 들어선다.
달순 (혼자 중얼 거린다) 온 내 참 별 거지같은 것들
현숙 얘! 너 거 누구한테 그런 소리를 하니?
달순 아녜요. 아무것두
현숙 난 이 집 풍속을잘 모른다만 안주인한테 그런 말버릇 하면 쓰니?
달순 아가씨보구 그런게 아네요
그 거지같은 것들
밤낮 모여서 대낮부터 여자들이 무슨 마짱이예요
내가 뭐 저의 종인가요?
이래라 저래라 아니꼽게시리
현숙 (웃으며) 여자들은 어쩌다 좀 모여서 놀면 못쓰니?
다아 장안에 이름있는 부잣집 부인들이니팔자 좋아 놀러다닐 수 있는
거지
달순 부인은 무슨 부인예요. 다 첩사리하는 여잔데.
이집은 그저 마님 친구나 아가씨 친구나 다 똑 같아요.
밤낮으로 모여서 본마누라나 시어머니 험담이나하구
하루 밤에 몇만원씩 도박 돈이 왔다 갔다 하구
현숙 그뭔 둬라. 숭허물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다구
어찌 됐던 너두 이 댁 월급을 타구 있는 사람인데 모든걸 감싸줘야지
그러면 쓰니?
달순 나두 어려선 부잣집 딸이였어요
육이오때 부모를 잃구 알거지가 됐 지만서두 제 설움에 울음이터진다.
현숙 에유
은숙의 소리 얘! 달순아 차 갖어 오너라!
달순 서럽게 울며 새 찻잔을 준비한다.
현숙 얘 이리다우 내가 올려가마
#79 은숙의 거실
좌르륵!
엎어졌던 麻雀이 다시쌓여진다.
마담C 아이 배고파! 얘 저녁은 아직 멀었니?
은숙 응. 곧 될꺼야. 할망구가 시장보러 갔으니까
하면서도 다른데 정신이 없다
현숙 찻잔을 받쳐 들고 들어온다
일동에게는 보이지 않는 위치
마담B 호 호 저 계집애 느이 남편한테 일러 줄테다.
마담C 흥! 일르면 별 수 있는 줄 아니. 엄처시하에서
현숙 찻잔을 들고 선채움직이지 못한다.
은숙(E) 명색이 시어머니랍시구 사실 좀 호강시켜줄려구 오라구 했드니 펑!
없이 살든 여자라 할수 없어 구질구질하게 걸래 쪼가리나 들구 왔다
갔다 하구
마담(E) 얘.. 은숙이 위신 문제구나. 다른 사람보군 아예 시어멈이란 소리 말아!
왔어! 왔어! 엔겡 어퍼쓰오에 혼일 일기 관통 배만!!
좌르륵 마장 패가 섞인다.
진퇴양란의 현숙의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현숙 바닥에 차그릇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간다.
은숙(E) 쉬는 시간에 잠깐 토이렛
하고 다가오다 못보고 그 찻잔을 발길로 찬다.
은숙 어머 이런 미친년! 얘 달순아! 걸래 갖어와!!
은숙 화가나서 나간다.
동계단아래
난간을 부뜰고 흐느끼는 현숙
달려 내려오던 은숙이 현숙을 발견하고 멈칫 선다.
달순 걸래를 들고 계단을 올라간다.
현숙 그곳을 떠나 부엌 쪽으로 간다.
#80 동 은숙의 거실
달순이 경멸에 찬 눈초리로 방을 흘터 보며
깨진 찻잔을치운다
울리는 전화벨
달순이가받으려 하자
은숙 (들어서며) 그냥 둬!
하며 얼른 時計를 보더니 전화께로 간다.
#81 대풍실업 사무실
총무부장석에서 전화하는춘호
춘호 늦어서 미안해 그런게 아니래두. 그 자리에 그 자리에 내가 빠질수야
없잖아? 그럼 내 일곱시까진 돌아갈게 그러구 여덟시에 어머니 모시구
구경갈까?
#82 은숙의 거실
은숙 (쌜쭉해지며) 난 고단해서 못가. 둘이만 갔다와요
짤깍 수화기를 놓아버린다. 돌아서는데 다시 전화벨소리
#83 은숙의집 일실
어두운 구석방
빽에다 옷을 챙겨 넣는 현숙
달순이가 옆에 있다.
현숙의 흐느낌만이 좁은 방안에 울린다.
달순 아주머니 제가 너무 버릇없이 굴어서 그러세요?
현숙 아니다
달순 별 거지 같은 것들 때문에 그만 흑
저도 운다
현숙 얘. 아가 저 뒷문이나 좀 열어주렴. 가야겠다 그만
달순 아주머니 서방님이나 들어오시건든 가세요.
현숙 들어오시거든 집에 급한 볼일이 생겨서 갔다구 여쭤보렴
#84 한적한 유원지
아이들의 그림자도 거의 없다.
현숙 걸어와 가만히 벤취에 앉아 오열 한다.
한참 후 마음을 가다듬는 듯
현숙의소리 춘호 자신만이라도 행복하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해야지
아직 내게는 태호가 있고 미령이도 있으니까
두 아이가 놀고 있다가 형같이 보이는 아이가 와서 손목을 잡고 현숙 앞을
지나가며 노래 부른다.
넓고 넓은 바다가에 오막사리 집 한 채
#85 현숙의 옛 집 정원(십삼년전)
장미가 피여있는 평화로운 정원
고기잡는 아버니와 철모르는 딸있다.
챙 넓은 모자로 햇볓을 가리고 정원을 가꾸며 노래하고 있는 현숙 모녀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울려나오는 노래가 방방에서 삼부로 사부로 함쳐지며 춘호와 태호
그리고 송재수가 창가에 얼굴을 내놓는다.
늙은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데 갔느냐
#86 다시 유원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현숙의 눈에서 눈물이 비오듯 쏟아진다.
현숙의 소리 애들이 어렸을 때는 참 행복했었지
현숙 눈물을 닦고 일어서려다 눈매가 갑자기 빛을 띄우며 달려가 앞을 가는
어떤 뚱뚱한 남자를 꽉 잡는다.
놀라서 돌아다 보는 남자사기꾼 신기달이다.
신 누구시오?
현숙 (쏘아보며 유원지 쪽 벤취로 끌고 와서) 난 모르겠단 말이오
똑똑히 봐요. 오년전에 내 금쪽같은 재봉틀 두 대를 사기해간
신기달이를 내가 꿈엔들 잊은 적이 있는 아시오.
신 앗! 아주머니 제가 죽일놈입니다. 죽일놈이예요
예편네는 앓아 누었구 자식 새끼들은배고프다구 울구.
그땐 정말 사람이라도 죽여서 돈을 뺏어야할 심정에 있었습니다.
(눈물을 쭉 흘리며) 제가 지금두 아주머니 집 쪽을 향해 발을
뻗지 못하는 죄인이라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현숙 (눈시울이 뜨거워 지며) 못쓸 사람이라고 얼마나 원망 했겠오.
그런 사정도 모르고
신 예편네는 종내 그렇게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그 뒤에 더 큰 사기를
하다가 경찰에 고발되서 한 이년 고생을 하고 나왔지요.
현숙 저런 그래 그동안 애들은 어떻게 됬우?
신 형님 집에 가서 눈총밥을 먹다가 최근에야 제가 취직을 하구
데려왔읍니다.
현숙 에구 잘 됐구려
신 (명함을 한 장 꺼내주며) 이 호텔에서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주머니 제가 한꺼번엔 못갚아 드려두 그 돈은 꼭 갚겠습니다.
월급 타는 날이 그믐달이니까 한달에 한번씩만 꼭 찾아와 주십시오.
현숙 마음만이라도 고맙소 이제 내 가슴속에 엉켰든 덩어리가 확 물린 것
같구려 애들하구 잘살아야죠
신 고맙습니다. 꼭 한번 찾아와 주세요
#87 길 (밤)
저 쪽에서 오늘도 마라톤 연습하는 태호가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가까이 온 태호 앞을 보고 다정한 웃음이 번지며
태호 어머니!
현숙이 보따리를 들고 돌아선다.
태호 왠일이세요. 갈 땐 자가용 타구 가셨다드니 올땐 이렇게 걸어 와요
현숙 아니다. 저 아래에서 차를 내렸지. 집엔 아무 일 없었니 ?
태호 근데 왜 벌써와요. 일주일쯤 있다 올줄 알았는데
현숙 식모애가 똑똑해서 걷어줄 일이 없드라
태호 걷어주긴 뭐 거기까지 일해 주려 갔어요? 휴양도 다 거짓말이군
현숙 아니야. 아이들이 걸려서 더 못있겠드라 나만 호강하는 것 같구.
태호 ( 씩 웃으며) 난 또 가세요. 자아
태호 보따리를 받아들고 휘바람(클레멘타인의 노래)을 불며
현숙의 손목을 잡고 간다.
#88 가계 앞
짚차 한 대가 서 있다.
담배를 피우며 앉아 있는 토니
다가오던 태호와 현숙 보고
현숙 저건 왠 차냐?
태호 글쎄요
의아하게 다가오는데
가게에서 멋있는 오바를 걸친 미령이 나와 찝차를 집어 탄다.
태호 야 미령아! 너 또 어딜가니?
미령 내다보고
미령 어머? 나 동무 집에 갔다 올게
(현숙을 발견하고) 엄마! 왜 벌써와?
현숙 너 그 오 바는 어디서 났니?
미령 선사 받았어
태호는 토니 쪽을 쏘아본다.
껌을 씹으며 딴 곳을 보고 있는 토니.
태호 야 내려! 어머니가 오셨는데 건방지게 버티구 앉아서
토니 엔진을 건다.
태호 내려! 내리지 못해!
망설이는 미령
토니 획 차를 스타트 시켜 간다.
태호 쏘아보다 자동차 넘버를 입속에 외운다.
#89 캬바레
찰싹 붙어서 춤주며 돌아가는 미령과 토니
토니 (속삭인다) 난 미령이 없이는 잠시도 못살겠어. 나하구 결혼해 줘
미령이!
미령 엄마하구 오빠하구 반대할꺼예요
토니 미령인 미성년인가? 바보같은 소리!
집을 나오면 될꺼아냐. 돈워리
토니 내가있는데
내 미령일 호강시켜 줄게.
내 아파트엔 스테레오 냉장고, 텔리비, 뭐든지 있지만
결혼하면 그 까지꺼 다 버리구 하와이에 있는 내 저택으로 가서 살 자우 웅?
#90 건너방
태호 분김에 주먹을치며 방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밖에서 들려오는 미싱 소리
#91 가계안
열두시 이십분전을 가르키는 시계바늘
현숙이 시계를 올려다보며 조용한 결의의 빛.
차 소리가 멈추고 문이 열리며 미령이 들어선다.
건너방 문이 후다닥 열리더니 태호가 달려나와 미령의 따귀를 갈긴다.
한쪽 구석에 나가떨어지는 미령
미령 왜 때리는 거야
태호 이 계집애야 그런 놈하구 다닐려거든 나가!
나가서 들어오지 말어!
미령 나가라면 나갈테야. 못나갈줄 알어?
현숙 사람구실 못하겠거든 차라리 죽어라. 오래비 손에
(가슴을 에이는 말한마디다)
미령 (일어서며) 왜 죽어! 나두 연애할 권리두 있구 행복할 권리두 있어
언니만 부자집에 팔려가 행복하란 법은 없잖아?
태호 닥쳐!! (달려 들어 끌어다 손목을 비틀어 마루에 쓰러트리며)
다리몽댕이를 분질러 놀테다.
태호 억센 주먹으로 마구 때린다.
미령 아야야. 아아 엄마. 나 죽어 엄마
현숙은 자신이 맞는 것 보다도더 아픈 마음을 참고 견딘다.
미령 엄마 살려줘요.아이구 아아
태호 버릇 고칠테냐 안 고칠테냐?
미령 안 할게 안 할게 다시는 안 할게
태호의 손이 멈추고 마루위에 털석 걸터 앉는다.
조용히 그리고 아프게 우는 현숙 F.O
#92 하늘
날라가는 비둘기 한 마리
나레이터의 소리 장안에 갇힌 새는 언제나 자유의 세계를 그리고 날아갈 수 있는 챤쓰 를 노린다.
#93 안방
미령이 남긴 편지 한 장이 굴러 있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령의 소리 엄마 곁을 떠나는건 슬프지만 엄마와 내 인생 전부를 맞 바꿀수는
없어요. 내가 엄마를 찾아 올 때까지 나를 찾지 말아 주세요
#94 은숙의 집 대문안
달순 어머님은 정말 착하신 분이예요.그런 꼴을 당하고도 말한마디 없이
저두 몇 일 안 있어 이 집을 나갈려고 하는 중이예요.
태호 고마워. 내가 좀 바빠서 그러는데 우리형 들어오거던 아무리 늦어두
집에 좀 다녀 가라구 꼭 좀 전해 주시오.
달순 염려 마세요. 아주머니께 안부나 전해 주세요.
#95 집 앞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현숙
태호가 헐레벌떡 다가오며
태호 어머닌 왜 추운데나와 있어요?
현숙 좀이 쑤셔 견딜 수가 있어야지
태호 나와 있는 다구 초조한게 가시나요?
현숙 그래 알아 봤니?
태호 들어 가세요. 들어가서 얘기할께요.
태호 현숙의 등을 밀고 들어간다.
#96 가계안
태호 문을 닫는데
현숙 그래 뭐라든?
태호 그 찝차는 도난계가 나와 있는 차래요. 소유주는 불란서인 선교사구
현숙
태호 자세힌 모르지만 도둑질 해 쳐먹고 사는 놈인가 봐요
현숙 아이구
의자에 주저 앉으며
현숙 얘 어떻게. 좋단 말이냐? 웅?
태호 그까짓 계집애 내버려 두세요!
집안 망신 시키는 년!
고생 좀 실컨 하라구
현숙 안된다. 찾아야 한다. 태호야 찾아 내야한다.
태호 어머니! 형네 집에서 형수한테 대접 받은 얘긴 왜 내게 왜 안했어요?
현숙 별안간 무슨 소릴 하니?
태호 그집 식모애 한테 얘길들었단 말예요.
차 소리가 나고 춘호가들어선다.
춘호 어머니! 급한 일이라는건 뭐예요
현숙 왔니? 미령이가집을나갔단다
춘호 뭐요? 어떻게 된 얘기냐?
태호 (퉁명스레) 바람이 나서 사기꾼 같은 도둑놈하구 달아났단 말야
춘호 뭐야? 넌 뭘하구 있었니. 계집애가그모양이 되도록 내버려뒀단 말이냐?
태호 (쏘아보며) 그책임을 내가지겠어. 그 대신 언닌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하란 말야. 어머닐 모셔다 언니네 집에선 뭘 해드렸어?
현숙 얘 태호야!
태호 어머닌 가만히있어요. 응? 뭘 해드렸어. 열흘 동안의 호강을 단 이틀에
신물이나도록 맛보게 한거야?
춘호 무슨 소리야?
태호 집에 돌아가서 자기 마누라한테 물어봐. 어머니를 종 부리듯이
불려 먹구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마아짱이나 튕기는 썩어빠진 계집들
한테가 물어 보란 말이야! 그리고 나서 미령이 걱정을 하든지 나를
때리든지해
소리 소리 지르며 벌컥 . 가게 문을 열어 제치고 나가 버린다.
춘호 어머니! 어떻게 된 일이예요. 어머니?
현숙 넌 돌아 가거라!
춘호 무슨 일예요. 도대체
현숙 태호 말이 거짓말은 아니다만
춘호 네?!
하더니 격한 감정으로 뛰어 나간다.
양철 지붕을 때리기 시작하는 빗소리
#94 은숙의 거실(밤)
우당탕 퉁탕
麻雀판을 뒤집어 엎는 춘호
닥치는대로 들어서 은숙에게 던진다
#97 하류 대포집(밤)
비좁은사람들 틈을 누이고 춘호 다가와 앉으며
춘호 술. 술좀 주시오
따라주는 술을 숨도 안쉬고 마신뒤
춘호 한잔 더 주쇼!
또 들어서 단숨에 마신다.
춘호 한잔 더!
#98 천변길
쏟아지는 빗속을 만취가 되어 오는 춘호
집앞에는 이노인도 보이지 않는다
가게 문을 열고 선경이 나와 지나치려다 훔찟 놀라며 비켜선다.
춘호 (넋두리로) 용서하라 나를 용서하라
일곱 번씩 일곱 번씩 나를 용서하라
선경 지나가는 춘호를 물끄럼이 바라본다.
춘호 집 앞까지 거이 다 달았을 때 뚝 쓰러진다.
진흙탕속에서 통곡하는 춘호
선경이 달려와 우산을 내던지며
선경 태호씨이! 태호씨이 빨리 좀 나와 보세요!
선경 춘호를 끌어 안고 볼을 부비며 단장의 울음을 터트린다.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 개천을 흘러가는 흙탕물
나레이터의 소리 미령은 떠나고 춘호는 은숙도 직장도 버리고 현숙의 품으로 되돌아
왔다.
#99 전업 회사 사무실
태호 일에 열중하고 있는데 툭 던져지는 편지 한 장
동료 연애 편지 왔다!
태호 뒤집어 본다
"미령 올림" 이라고 쓰여 있다.
벼란간 심각한 얼굴이 되며 태호 달려나간다.
#100 동 옥상
태호 달려 올라와 편지를 편다.
미령의 소리 작은 오빠 이 편지는 엄마한테 보이지 말고 꼭 오빠 혼자만 알고
있어줘! 신문에서 미령일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차라리 두달 전 그날밤 오빠한테 매맞아 죽었드람 얼마나 좋았을까
그 때 까지는 정말 깨끗한 몸이 였어요.
#101 아파트 복도(아침)
미령이 트렁크를 들고 걸어와 어느 방을 노크한다.
키이 소리가 나더니 토니가 문을 열고 내다보며
토니 여! 왔군!
미령을 끌어드린다.
#102 아파트 방
침대 하나가 있을 뿐 방안에 가구라고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흠칫 놀라는 미령을 토니 와락 끌어 당겨 입을 맞추며 침대로 않아다 눞힌다.
바둥거리는 미령의 따구를 호되게 갈기는 토니. 미령은 굽히지 않고 반항한다.
미령의 입을 막고 마구 내려치는 토니의 억센 주먹
반 실신 상태로 축 늘어지는 미령
토니의 얼굴 잔인한 미소가 차츰 야수의빛을 띠우며 미령의 얼굴에서 찌껴진
가슴 아래까지 훌터 내려간다.
마루바닥에 던져지는 미령의 옷들
#103 아파트 복도
아이들이 벽에다 낙서를 하고 있다.
사내아이와 계집아이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 아래 수동이 옥이라고 쓰여진다.
아이들이 킬킬 웃으며 사라진 후
방문이 열리며 토니가 나와 열쇄를 채우고 휘바람을 불며 사라진다.
#104 아파트 방
침대위에 엎드려 통곡하는 미령
멈칫 일어나 비칠거리는 거름으로 창가로 가서 밖을 살펴본다.
#105 창문에서 내려다본 거리
토니가 유유히 걸어가는 것이 보인다.
(삼층에서 내려다본 높이로)
#106 창가
미령의 얼굴이 절망에 이그러진다.
도망칠 수도 없는 삼층
미령의 소리 그때 그곳에서 뛰여내리지 못한 것은 그래도 어떻게든지 악마의 손 을 벗어나 엄마한테 되돌아가야 하겠다는 일념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예 요.
미령 초조하게 방안을 왔다 갔다 하다가 지친 듯 침대위에 주저 앉았을 때
다가오는 구두 발소리
미령의 소리 토니가 돌아오면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라도 엄마한테 되돌아가게
해달라고 애원하려고 했어요.
찰칵 키이 소리가 나며 썩 들어서는 사나이 A
A 안쪽으로 키이를 채우자 자즈러잘들 잘린 미령의 앞으로 징그러운 웃음을
띄우며 한발 한발 다가와 미령의 어깨를 꽉 잡는다. F.O되며 새카만 화면위에
키이 소리와 소리와 사나이 B의 얼굴, 키이 소리와 사나이 C의 얼굴등이
초점을 잃고 확대된다.
찰칵 또 키이 소리
방안에는 아무도 없고 침대위엔 미령이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자빠저 있다.
미령의 소리 드라이브에서 춤으로 이렇게 나같이 허영에 뜬 계집애들을 감언이설로
꼬여 갖이고 집을 나오게 한후
#107 일선 지구 철조망 부근
미령의 소리 헤아릴수 없는 무수한 남자에게 짓 밟힌 끝에 미군부대 철조망 그늘에
팔려온 여자들 가운데 미령이도 산송장처럼 서있게 되어 버리고
말았어요
양공주들이 모여서 갈갈대고 있다.
그 한 모통이에 처절하게 서 있는 미령
껌둥이 하나가다가와 미령의 팔을 끼고 간다.
미령의 소리 오빠 미령인 죽었어요 제발 엄마한텐 소문에 들었다고 하고
미령인 죽어 없어졌다고 말해줘요.
그러면 엄마는 할수 없이 단념 하겠죠.
그리구 오빠두 날 찾을 생각 말구 죽었다구만 생각해주어요!
#108 전업회사 옥상
편지를 보는 태호의 손이 와들 와들 떨리고 있다.
미령의 소리 이 편지의 도장은 미령이가 있는 고장이 아니예요.
사람을시켜 다른 곳에서 포스트 하도록 할테니까요
태호의 볼을 흘러내리는 눈물 바르르 입술이 떨리며 쾅 옥상의 철책을
주먹으로 내리친다. 또 치고 또치고 .주르륵 흘러내리는 피
#109 건너방
불 꺼진 방 책상위의 장성한 형제들의 사진 그앞에 태호의 붕대감은 주먹이
놓여있다.
자리에 누은 태호
내호. 입술을 깨물며 한참 춘호를 내려 보더니
태호 (낮은 소리로) 언니 자아?
테호 미령이 한테서 편지가 왔어
춘호 뭐?
춘호 벌떡 일어난다.
태호 (의자에서 내려 앉으며) 쉬이 엄마가 알면 큰일 나
태호 일어나 주머니를 뒤져서 편지를 꺼내준다.
시계 한시를 알린다.
#110 안방
똑바로 누운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숙 한숨만 연달아 나온다.
#111 건너방
소리를 죽이고 울고 있는 형제
태호 토니란 놈을 찾어서 그놈의 모가지를 비틀어 놀테다
춘호 (결연히)난 미령이 찾아야겠다 미군 부대가 있는 곳은 알알d; 삿
삿치 뒤져서라두 내 미령일 꼭 찾아 내고야 말테다... 그날 까지는 난 없는 놈으로 알어줘 태호야 어머니를 부탁한다
둘은 손을 마주잡고 비분에 잠긴다
#112 묘앞(일년전)
하얀 국화 꽃다발이 바람에 흔들거린다
일어나는 현숙과 태호
태호 현숙의 어개를 감싸안고 걷는다
현숙 (눈물을 찌거내며) 너마저 없었드라면......
태호 내가 왜 엄마 곁에서 없어져요 인제 머지 않아 식구가 모아 놓여
행복하게 살게 될텐데....
현숙 그렇게 된다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태호 염려마세요 내년 봄쯤은 형하구 미령이가 돌아오게 될꺼구 가을엔
내가 올림픽 후보 선발에 나가서 꼭 신기록을 내구 말테니까 그렇게 되면
엄만 미싱일 고만두구 비단옷 입구 따뜻한 방에 앉아서 우리들한테 옛날 얘
기나 들려 주세요
현숙 너두 어서 장가 들어서 손주를 보게 해주어야지...
태호 (씩웃으며) 그까짓 장간 가서 뭘해요 남의 식구가 들어오면 말썽만
생기는데....
현숙 그래두 그런게 아니란다 때가 되면 다아 제 인연 맺어 살게 되는거지...
태호의 눈매를 스치는 애수
은숙 (힐끗보고).....너 선경일 줗와하지?
태호 ....선경인 아직도 언닐 생각하구 있을 꺼예요...
현숙 ....다시 없이 착한 아이였는데.....
태호 ....어머니!
현숙 왜?
태호 어머니야 말구 좋은 상대가 있으면 결혼하세요
현숙 뭐라구? 미친 녀석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태호 왜요? 아버지두 그럼 안심이 되실꺼예요....
만일 안빈 아저씨 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현숙 남이 들을까 무섭다 그런 소리 다시는 하는게 아냐
태호 그런 낡은 미덕은 박물관에나 갔다 버리세요!
현숙 느이들 젊은 세대에서는 웃으운 일일지 몰라두 엄만한텐 그것이 다시 없이 소중한 보배란다
#113 철조망 부근
모여서서 지꺼려대는 양공주들
그들은 유심히 바라보며 지나가는 춘호
구두 닦이 소년과 얘기를 주고 받는 춘호
뚜쟁이 남자와 사귀고 있는 춘호 등등 몇 쇼트를 잡고
비슷한 여자들의 얼굴이 춘호를 실망 시킨다.
#114 郊外길
달리는 태호의 눈은 지나가는 차 한 대 한 대도 놓치지 않고 살핀다.
#115 캬바레 앞
쏟아져 나오는 남녀들의 군상들
한 모퉁이에 서서 살피는 태호
#116 초라한 양공주의 방(초가을)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미령이 쇼파에 앉아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
나레이터의 소리 이것이 윤락한지 육개월 만의 미령이 모습이다.
노크 소리와 함께 울리는 굵은 남자의 소리
헤이! 수잔!
미령 컴인!
문이 열리고 달려 드는 미군 G.I
그 가슴에 뛰여드는 미령
#117 가게안(초가을)
미싱을 밟고 있는 현숙
돗보기를 쓰고도 눈이 어두운 듯
안경을 벗고 허리를 펴본다.
#118 산실
은숙의 얼굴이 고통에 여지 없이 이그러지자 터져 나오는 애기의 울음소리
오부인의 손을 잡았던 은숙의 손에서 힘이 탁 바진다.
의사의 소리 아드님입니다.!
은숙의 눈에서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 내린다.
F.O
#119 郊外길
부르르릉 요란한 배기음을 울리며 질주하는 오토바이
토니가 십팔·구세의 소녀를 태우고 몰고 간다.
길 저편에서 달려오던 태호가 그들을 발견하고 훔칫 섰다 마구 따라가며
태호 토니! 토니!
토니가 돌아 본다.
태호 토니! 날 모르겠나?
의아한 듯 토니의 오토바이가 저만치 선다.
달려오는 태호
태호 여봐! 박토니!
토니는 그제야 눈치를 체고 악셀을 밟는다.
태호 분명히 박토니지?!
토니 누구요 당신은?
태호 미령일 데리고간 박토니지?
토니 뭐?! 그런거 알게 뭐야. 형님 형님 불르기에 돌아다 본거지!
하더니 달아 나려고 악셀을 더욱 밟는다.
태호 이자식!
하며 오토바이를 나꿔챈다
아악!
여인이 떨어지며 비명을 지른다.
나가 떨어진 토니를 재빠리 잡아 일으킨 태호
보기 좋게 한 대 먹인다.
마주 때리는 토니
격투!
자빠진채 헛바퀴가 돌아가는 오토바이
여인이 달아 난다.
치고 받고 토니와 태호
이들을 비치고 지나가는 헤드라이트의 행렬
토니 비칠댄다
태호 미령일 찾아 내라 . 내 동생을 어디다 팔아 먹었냐 말이닷
이자식이!
어퍼컬을 보기 좋게 쳐올린다.
허공에 떴다가 뒤로 나가 떨어지는 토니
태호. 또 덤비려 하자 당황스레 일어나 뒷거름 치던 토니
길을 건너 큰 공장 안으로 뛰어든다.
#120 공장 마당안
토니가 들어서고 뒤이어 들어온 태호. 토니에 뒤이어 계단을 올라간다.
그 모습을 차의 헤드라이트가 비치고 지나간다.
발견하고 달려오는 춘호
계단을 달리는 두사람의 발소리가 무서운 반향을 울린다.
#121 옥상위
막바지에 올라선 토니 품에서 짹 나이프를 뽑아든다.
그러나 태호에게는 보이는 것이 없다. 와락 덤벼들어 토니의
칼을 뺏어든다. 토니 필사적으로 태호의 팔을 벗어나
한 구퉁이로 달린다.
맹호처럼 뒤따르는 태호. 절대절명의 토니
다가오는 태호. 두 사람의 거친 호흡이 정적속에 엉크러진다.
태호의 칼날이 번쩍이며 와락 달려든 순간 토니의 허리가
휘청 뒤로 휘어지며 "악!" 소리를 치고 태호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계단 모퉁이에서 바라보고 있던 남자 둘이 계단을 달려 내려간다.
#122 공장 마당
추락한 토니의 손 끝이 꽉 뻗어지며 절명한다.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함께 달려오는 백차에서 아까의 여자와 순경들이
내린다.
#123 옥상
칼을 손에 쥔채 장승처럼 서 있는 태호
그 손위에 차거운 수갑이 채워 진다.
#124 교도소 면회실
이자식아! 이자식아 네가 사람을 죽이다니 흑 흑
태호 앞에서 마냥 울먹이는 현숙
태호의 눈초리는 초점을 잃고 있다.
현숙 너 마저 뺏어 가다니. 하느님도 너무 무심하시구나
아아!
목을 놓아 운다.
멍하니 딴 곳만 바라보고 있는 태호
#125 정신병원 간판
나레이터의소리 가엾게도 정신 착란을 일으킨 태호였다.
태호의 탄 차가 미끄러져 들어간다
#126 가계 앞
한 대 남았던 미싱마저 리아카에 실려 나간다.
나레이터의 소리 미싱도 팔고 집도 다시 저당에 넣어 변호사를 델 돈을 마련해야 했다.
#127 호텔 앞
XX호텔의 간판
다가 들어오는 현숙의 얼굴 화면 가득히 정시된다.
나레이터의 소리 이렇게 자식 셋을 몽땅 품에서 잃은 현숙은 그래도 모질고
더러운 생명을 오직 돌아올 자식들을 위해 유지하려고 호텔
지배인을 찾아 갔던 것이다.
#128 호텔 복도(현실)
소제하고 있는 현숙
희노애락을 잊은듯한 무표정한 얼굴로 열심히 복도를 닦아나간다.
보이B (다가와서) 아주머니! 지배인이 잠깐 내려오시라고 하는데요
현숙 예
#129 카운터
전화를 받고 있는 지배인
지배인 네.. 네 죄송합니다. 곧 올려보내겠습니다.
수화기를 놓고 교환실이라고 쓰인 방 쪽을 향해 소리친다
지배인 이봐 교환! 이백육호실 계산서 올려 오라구 했다는데 뭘하구 있는거야!
교환의 소리 아이구 어떻함 좋아 너무 바빠서 미쳐 전할새가 없었어요
지배인 (노려보다 고개를 돌리며 뒤에 앉은 경리에게) 미스김 206호!
미스김 네!
현숙이 계단을 내려온다.
지배인 (웃으며) 아주머니 이리 오세요
지배인 카운터에서 나와 라비쪽으로 가서
지배인 자 앉으십쇼
현숙 의아한 듯 앉는다.
지배인 이층 특호실 손님하구 일가 되시는 사이라죠
현숙 네
지배인 그 손님 한테서 아즈머닐 내일까지 특별 휴가를 내달라고
부탁받았는데요.
현숙 ( )
지배인 여기 걱정은 마시고 퇴근 하십쇼
내일까지 푹 쉬세요.
현숙 뭐 내일까지 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지배인 염려 마세요 특호 손님 모처럼의 부탁이신데 아즈머니게서두 이런
구질구질한 일 떠나서 편안히 휴양좀 하세요.
지배인 이층 특호실에 대줘!
#130 특호실
창가에 돌아서서 하늘을 내다보고 있는 안빈 전화 벨소리
안빈 (놀란 듯 돌아서서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네 아니 아니 내가 내려가리다. 고맙소
안빈 코트와 모자를 집어들고 부리나게 나간다
O.L
#131 산길
성묘하고 돌아오는 안빈과 현숙
점잖은 멋이 넘치는 안빈과의 대조되는 현숙의 초라한 옷차림
안빈 (혼잣말처럼) 아까 내가 살든 집터에서 가봤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던 폐허에는 칠층 빌딩이 자리잡고 섰드군요.
현숙 십이년이 지났어요 모두가 변했겠죠.
안빈 (한숨으로 끄떡이며) 송군의 무덤 앞에 섰을 때 새심 송군이
부러웠습니다..
현숙
둘은 말없이 묵묵히 걷다가
안빈 (뜨염뜨염 혼자 말처럼) 여기 송군을 묻어 놓고 부인을 피난 보낸후
자원해서 군대에 입대를 했습니다. 통역장교로 있다가 휴전이 되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됐지요. 떠나기 전 부인의 행방을 찾으려고 무척
애쓰다가 단념해 버린 겁니다 미국가서 팔년 그 동안 한시도
뇌리를 떠나서 않는 한 여성을 그리며 고국에 되돌아 왔습니다.
현숙의 슬픈 미소
안빈 인간의 운명이란 자기도 예측 못하는 순간에 뒤바뀌는 거드군요.
내가 송군에게 부인을 빼앗겼을 때가 그랬죠
또 부인을 혼자만 피난지로 내려보내게 했을때가 그랬습니다.
미국가 있는 동안 얼마나 나 자신을 저주 했는지 모릅니다.
부인은 그 뜻을 알 수 있습니까?
현숙은 가냘프게 끄덕인다.
현숙 인생관이 달라 지셨군요.
안빈 그렇지요. 나의 행복이 남을 해치지 않을 땐 좀더 솔직하게
행동할 줄 알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세대는 현재까지도 너무 불행을 감수하시려는데 비극이
있다고 생각 되지 않습니까?
현숙 (끄덕일 뿐 )
안빈 이유는 모르지만 자식들이 어머니의 품을 떠날때는 이미 그 보호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현숙 아니예요! 떠날땐 그럴지 몰라두 상처를 입었을 땐 그래도 역시
어미의 품이 가장 그리운게 아니겠어요?
세 아이가 다 너무도 가혹한 시련을 당하고 있는 거예요
현숙의 눈가를 적시는 눈물
#132 미군 부대 부근
웃고 있는 미령의 얼굴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 쏘리 하나.
쏘리 아 노랭이! 이거 비슷한 여자가 하나 있긴 있었는데
춘호 그래? 어디 있니?
쏘리 (다시 사진을 들여다 보고) 아냐. 아닌 것 같예요. 그 여잔 이렇게
순진한 여자가 아닌데요. 그러구 별명이 노랭이래요. 돈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여자래요.
춘호 좌우간 가 보자. 보면 알테니까
쏘리 그런데 지금은 없어요 한 열흘 즘 전에 딴데루 옮겨 갔어요
춘호 어깨에서 기운이 탁 빠진다.
쏘리 들리는 소문에는 XX로 갔단 말이 있든데요.
#133 정신병원 전기 치료실
원장과 의사 태호를 앞에 놓고 반응을 살피고 있다.
두사람의 심각한 눈초리가 합쳐지며 엷은 미소가 지나간다.
태호는 호전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134 중국 요리집
마주앉은 현숙과 안빈. 음식은 거의 손댄 자욱이 없고
안빈 부인이 송씨 가문에서 받아 내려온 상처가 곪아 터져서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것과는 반비례로 그 썩어진 거름을 바탕으로 탐스러운
장미를 꽃피게 했다는 사실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믄 미담은 될 것입
니다. 하지만 부인 자신의 행복을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실 필요가 꼭 있다구 생각합니까?
현숙
안빈 얼마 안 남은 우리들의 여생을 부인이나 나나 좀더 보람있는 행복
속에서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식들이 돌아오면 부인하구 나하구
둘이서 맞읍시다. 춘호나 태호나 미령이도 이제는 완전한 성인일
것입니다. 부인이 행복해 진다는게 그 아이들을 불행케하는 일이 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현숙 안선생님! 제발 제발 저를 이 이상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 아이들이
돌아오는날 그 애들과 더불어 다시 생각해 볼 여유를 주세요
안빈 알았습니다.
현숙 (일어서며) 그럼 저 가봐야 겠어요
안빈 (일어서며) 모셔다 드리지요.
#135 가계 앞
이 노인이 고구마를 팔고 있다.
새나라 한 대가 와서 멎으며 내리는 현숙·안빈
현숙 안선생님은 이차루 그냥 호텔로 돌아가 주세요
안빈 (웃으며) 경계가 심하시군요. 그럼!
안빈이 차에 오르자 차는 떠나고
이노인 (다가와 열쇠를 주며) 아까 낮에 한 젊은 색씨가 아주머닐 찾아
왔댔는데요.
현숙 ? 누굴까요?
이노인 못 보든 색씬데 잘 채리구 택씨를 타구 왔드군요. 누구시냐구 물으니까
그저 웃기만 한구 열시 쯤 돌아가신다구 하니까 그럼 이따가 또
들리겠다구 그냥 가버리드군요. 어디가 아픈지 얼굴에 핏기가 하나두
없든 색씨드군요.
현숙 누굴까? 그런 사람은 아는이가 없는데 혹시 미령이를
이노인 에이 아즈머니두 제가 아무리 늙었기루니 미령일 못 알아
봤을라구요.
현숙은 무안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으로 들어간다.
그때 또 한 개의 택씨가 와서 멎으며 내려서는 여인 간난애기를 안고 있다.
이노인 아, 오셨군요. 마침 들어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고개를 든 여인은 은숙이다.
#136 건너방
아이들 사진 앞에 앉아 있는 현숙
문소리가 조심스레 난다.
현숙 거 누구요?
은숙(E) 저어
현숙 누구신데
#137 가계 안
은숙 (다가서며) 어머니! 은숙이예요!!
현숙 뭐라구?
현숙 달려 나온다
현숙 어떻게 네가 여길 왔니 ?
은숙 어머니!
현숙 애기를 받아 올리며
현숙 어서 좀 올라오렴!
현숙은 은숙을 안내해서 안방문을 연다
#138 안방
현숙 불을 켜자 문밖에 서 있는 은숙의 파리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며
현숙 아니 애기 너 왜 얼굴 빛이 그렇게 됐 ? 어서 어서 들어오너라
은숙은 쓸어질 듯 현숙 앞에 절하고 나서
은숙 어머니! 절 용서해주세요. 혼자선 혼자선 찾아와 뵐 수 없어서
애기를 안고 왔어요.
현숙 ? 이게 네 애기란 말이냐? 춘호의 ? 춘호의 ?
은숙 (흐느껴울며) 네 어머니!
현숙은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뜻 모르고 받아 안은 애기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와락 글어 안고 볼을 부미며 단장의 눈물을 쏟는다.
은숙 어머니 제가 제가 철없이
현숙 이런 기쁨을 내게 준 너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니
어서 눈물을 걷우고 (목이 메인다)
은숙 진작 올려구 별렀든 것이 마음만 앞설분 몸이 회복이 되질 안았어요.
벌을 받아서
현숙 무슨 소리를! 고마워라. 이런 고마울데가 없구나
현숙은 하나의 기적을 눈 앞에 놓고 어쩔줄을 모른다.
F.O
#139 <F.I> XX地區 골목길
한 남자의 인도를 받아 걸어오는 춘호
남자는 아무 말 없이 한 집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사라진다.
불안과 기대가 뒤범벅이 된 표정으로 한발 한발 다가오는 춘호
#140 미령의 방
몸이 아픈지 파리한 얼굴로 침대에 누운채 눈을 감고 있는 미령
노크 소리에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미령 컴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춘호
미령은 "악!" 소리를 치며 시-쓰를 위집어 쓰고 앞으로 쓸어진다.
달려드는 춘호
#141 정신병원 병실
태호가 창밖을 내다보며 휘바람을 불고 있다(클레멘타인의 노래)
#142 미령의 방
여기 클레멘타인의 휘바람이 배음으로 흐른다.
춘호의 품에서 울어자끼는 미령
춘호의 눈에서도 비오듯 쏟아지는 눈물
미령 노랭잇 소릴 듣고 애들한테 조소를 받으면서라두 돈을 벌고 싶었어
십만원만 만들어지면 엄마한테 엄마한테 붙여 놓구 자살 할려구
흑 흑 이제 겨우 삼만원 밖엔 저금 못했어
춘호 미령아! 고만! 고만해 둬!!
미령 언니야 제발 날 내버려 줘! 엄마한테 마즈막 선물이라도 보내게 해줘!
춘호 (입술을 떨며) 천명의 썩은 고기덩이가 너를 짓밟고, 지나갔다고 해도
네가 피를 나눈 내 동생이요 엄마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라는 것은
부인 못한다. 어머니 품속에 우리 모두가 어린시절의 우리들로
되돌아가 일년만 아니 단 하루라두 살아보자꾸나 응 미령아!
#143 호텔 특실
현숙이 들어선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희망에 넘친 눈매
안빈 아 어서 앉으십죠
현숙 이대로 말씀드리고 가겠어요
안빈 안빈의 기대에 찬 눈
현숙 (피어오르는 미소) 제가 하루밤 사이에 백일 지난 애기의 할머니가
되었어요. 안씨 가문을 이어줄 장손을 보았답니다.
안빈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
현숙 이렇게 기쁜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할머니가 될 여자가
구혼을 받는다면 한국에선 우스운 얘기가 되겠지요?
안빈 웃는 사람은 웃으라고 놔 두십쇼
현숙 아니예요. 역시 안선생님은 남편의 친구로서 아이들의 다정한
아저씨로서 계셔주세요 전 그걸 말씀드리고져 이 방 문을
두르린겁니다.
#144 철로
지금 막 굴 속을 헤치며 달려나오는 열차
#145 열차 안
핏기 없는 얼굴을 춘호의 어깨에 기대고 앉아 있는 미령
춘호 흐트러진 미령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 올려준다.
#146 정신병원 복도
원장의 안내로 다가오는 현숙
원장 병실 문을 노크하며
원장 송군, 나 들어 갈까?
태호(E) 네
#147 병실
태호가 손수 문을 열러 온다
문이 열리며 원장이 얼굴을 내민다
태호 들어오세요. 원장선생님!
원장 손님을 모시고 왔는데 ?
하고 눈치를 살핀다
태호의 눈을 스치는 약간의 불안
원장 들어오시죠
현숙이 가만히 얼굴을 내민다.
순간 정지되는 태호의 눈
현숙 태호야!
태호 엄마!
둘은 와락 달려들어 껴안는다.
현숙 태호야!
태호 엄마! 토니란 놈을 줄일려구 했어! 그놈의 칼을 뺐었어요. 그놈이 옥상
난간으로 뛰여 올라갔어. 난 칼을 들고 다가갔어 그 놈이 달아나다
난간에서 발을 헛 딛어서 떨어졌어. 내손으루 죽이지 못했어요!!
현숙 태호야?! 네가 네가 정말 죽이지 않았단 말이지? 선생님! 들으셨어요?
원장 현장을 목격한 사람 중에 하나가 그것 비슷한 증언을 했다나 봅니다.
그런데 두사람의 의견이 달라서 허긴 그런 착각을 일으킬 뻔두 한
일 이군요. 칼을 들고 쫓는 사람 그리고 쫓기는 사람 있을 법한
일입니다.
태호 그놈을 내손으로 죽였어야 하는 거예요. 그놈을
#148 안방
선경이 꽃잎처럼 웃는다
현숙(E) 글쎄 태호가 죽인게 아니라는 구나
선경 네?! (와락 눈물이 솟으며) 아주머니!
무릎위에 쓸어진다.
현숙 (그 등을 어루만지며) 선경아! 선경이두 전생에 송씨가문하구 무슨
인연이 그렇게두 지중했는지
#149 서울역 앞(택씨안)
택씨가 막 서울역 광장 앞을 떠난다.
타고 있는 춘호와 미령
핏기 없는 미령의 눈에 뜨이는 오래간만의 서울 거리
#150 가개 안
선경을 전송해 나온 현숙
저만치 가던 선경이 옆을 스치는 차안을 보고 기절할 듯이
소리치며 되돌아 온다
차는 현숙 앞에 와서 닿는다.
현숙 차는 보지 않고
현숙 왜 그러니 선경아?
춘호(E) 어머니!
현숙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쓸어질 듯 달려와 안기는 미령
미령 엄마!
현숙 아니 아니?!
말을 이으지 못하고 셋은 엉크러져 눈물 바다가 된다.
선경이도 이노인도
여기 통금 예비 싸이렌 소리
O.L
#151 안방
미령은 아랫 목에 핏기없는 얼굴에 땀방울이 솟은채 잠들어 있다.
그 옆에 현숙의 자리. 그리고 그 옆에 춘호의 자리
둘은 자리 위에 앉아 있다
현숙 미령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주며
현숙 그래, 어디서 미령일 찾았니?
춘호 어머니! 그 얘기는 묻지 말아 주세요. 먼 훗날 혹씨 얘기 할 날이
올런지 모르죠
현숙 (끄덕이며) 그래 묻지 않으마. 그저 너희들이 이렇게 돌아와 줬다는 것
만으로 난 이 이상 바랄게 없구나.
춘호 내일은 아침은 태호를 만나러 가야겠어요
현숙 아니다. 태호를 만나기 전에 네가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미소가 번진다)
춘호 ?
현숙 네 아내
춘호 어머니!(가로 막는다)
현숙 아이야, 내 말을 들어. 네 아내하구 네 아들을 만나야 한다
춘호 네?!
현숙 어머니는 이제 할머니 소릴 듣게 됐단다.
춘호 (한참만에) 어머니 제가 어린앤 데려와야겠죠
하지만 그 여잔 만나지
현숙 춘호야!
춘호 아니예요. 어머니 혼자서 이 고생을 하실 때 같이 이 집에 와서 어머님
마음으로라도 도와드렸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현숙 그런게 아니야. 여기 와 있겠다는 걸 내가 빌어서 돌려 보냈단다.
느이 댁두 미령이 처럼 병이 났드란다.
에미가 무슨 돈으루 애기 젖을 대구 앓는 사람 영양을 섭취시키겠니
네가 돌아 올 때 까지 제발 가 있어 달라구 내가 빌었단다
미령 엄마!
하며 현숙의 손을 찾는다.
#152 병원 마당
마당에 나와 서서 휘바람을 불고 있는 태호 차 소리에 돌아서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눈이 휘둥그레 진다
저 만치 두 대의 차에서 내리는 현숙·춘호·미령·선경·은숙.
우 몰려 현관으로 들어 서려는데
태호(E) 어머니이 .
모두 그 쪽을 본다
달려오는 태호
태호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五인
하늘은 맑게 개이고 구름 한점 없다.
 

처음 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