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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나리오_10) 동경의 밤하늘(1970)

2023-11-25 조회 31
작성자
도서관
E-mail
태창흥업주식회사 작품
제작 : 김태수
기획 : 김인기 안승준
원작 : 松山善三
윤색 : 홍은원
감독 : 이성구
촬영
조명 : 차정남
미술 : 이문현
음악
녹음 : 한양 녹음실
현상 : 한국 천연색 현상소
편집 : 유재원
소품 : 추교환
스칠 : 양기주
제작주임
제작부장 : 한진섭
캐스트
오영미(두자애믜 어머니)
이숙자(二二)
숙향(二二)
千?(지에 숙자의 생모)
辛彦(시즈 지에의 남편)
시즈(六八 지에의 모친)
이춘일(二七 영미의 남편)
신용진(二八 신문기자)
김문영(배고하의 조카 숙향의 보이후렌드)
김백화(은인 할머니)
송창수(四四)
마쓰다예능사장(五O)
김경원(四O 백화의 남동생)
여관뽀이
의사
젊은이A
소년들
기타다수

#1 이글이글 타는 태양
여기 겹쳐 타이플
“一九四五년 八월 二일”
“일소 불가침조약을 깨고 소련 참전”

#2 그 지도
카메라는 소만국경에서 서서히 남하해서 북조선 평양에 고정된다
여기 겹쳐 타이플
“八월 一五일”
“일본 무조건 항복”

#3 광야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아침 해가 뜨고 피로와 굶주림에 지친 일본 패잔병들이 묵묵히 걷고 있다
#4 남하하는 길
일본 민간인들과 한국인들 뒤범벅이된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이른 새벽 길의 발걸음을 재촉 한다

#5 산 길
열 살 정도를 위로 조롱조롱 다섯 아이를 업고 안고 이끌고 가는 몸빼차림의 일본여자
굶주림과 피로에 울상이 된 아이들
그 아이들의 등에도 힘에 겨운 보따리
가슴에 안은 갓난이가 까르르 운다
주위를 살피며 어린애의 입을 틀어막는 일본여자
그녀의 눈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
울음을 그치고 손을 떼었을때 어린애는 죽어있다
갈팡질팡하다 바위 틈에 어린애를 버리냋 아이들을 몰고 가는 여인
이런 장면위에 차례로 겹치는 타이틀

#6 길
쇠붙이도 녹을듯한 한낮의 길
三八선을 향해 줄을 잇는 인간의 무리
상처 입고 더위에 쓰러지며 아비를 어미를 아내를 남편을 찾는 사람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여기저기 깔려있다

#7 계곡길
총성이 울리고 앞으로 고꾸라지는 사람들
쏘련병인지 일본병인지 탄환 저편의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숨을 곳을 찾아 비칠거리는 사람들속에 두 어린애를 안은 영미의 모습도 보인다

#8 영천의 길
두 어린애를 안은 영미가 간다
온몸을 홈빡 적신 땀
그 얼굴은 송장같이 핏기가 없다

#9 낡은 절간 안
숨 막힐듯 울어대는 매미소리
영미가 기진해서 주저앉아 있다
포대기 위에 세상 모르고 잠든 두 아기
그들을 내려다보는 영미의 눈길에 차츰 차거운 결의의 빛이 떠오른다
영미 ....여보....전 이 이상 이 아이들을 데리고 더 견딜 수 가 없어요 저두 당신 곁으로...애 들 데리고...가겠어요 영미의 눈에서 비로소 왈칵 눈물이 샘솟는다
영미 아가들아....엄말 용서해줘....엄만 이제 혼자 너희들을 키울 힘이 없단다....불쌍한 것들 허리띠를 끌러 한 아기의 목을 감는다
매미소리!
영미 문득 나무위를 올려다 본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고 팔에다 힘을 주려는 찰나
㉫ 여보 새댁!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에 소스라치는 영미
길 모퉁이를 돌아 한 노파가 다가온다
노파의 모습도 역시 피난민인듯 산더미만한 봇짐을 짊어지고 있다
피로와 먼지에 꼬조조한 몰골
노파 (다가서며)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요! 하늘이 무섭지도 않소?
영미 .. .. .. .. ..
노파 새댁은 귀신이요? 뱀이요? 악마요? 그 천진한 어린것들에게 그런 몹쓸 짓을 해야만 되 겠오?
영미 목을 놓아 울어버린다
노파 지금 불행한 사람이 새댁뿐인줄 아오? 다 늙은 나두 두 아들을 몽땅 전쟁에서 잃어버 렸오
근근 터잡아 살던 평양엔 로시아 군대가 들이닥치구.. .. .. 살아 봤자 쓰잘데도 없는 노파지 만서두 그래두 살아있는한 부처님의 뜻은 거역할 수 없어서.. .. ..
영미 .. ...전 이제 이 두 어린애를 키울만한 용기가 없어요
노파 새댁두 평양서 내려오는 길요?
영미 .. .. ..(끄덕인다)
노파 아기 아버진 어떻게 됐누?
영미 .. ..같이 내려오다 총에 맞아.. ..죽었어요
노파 그렇다면 더욱 이 아이들이야말로 남편의 피를 잇는 보물이 아니겠오.. ... 그런 보물을 뭣 때문에 제손으로 없애려고 하는거요
영미 이 애들을 죽이구.. ..저두 죽으면 고만.. .. ..
노파 죽는건 아무 때구 할 수 있어! 날 따라와요!
영미 할머닐.. .. ..?
노파 살아있으면 어쩌다 놓은 일두 있는 법이라우.. .. ..우리 시골로 갑시다 경주에
영미 경주.. .. ..?
노파 거기 내 막내동생이 살고있지 가기만하면 어떻게 살게될거요 자아 갑시다.. .. 어디 내 가 하나 업어보지.. .. 쯧쯧.. .. 천진으루 아무것도 모르구.. ..참 새댁 배가 고프겠군!
노파 보따리에서 백설기를 꺼내준다
인사도 없이 받아서 아귀처럼 먹는 영미

#10 하늘
철새들이 간다

#11 경주 거리 모퉁이
양지 바른 모퉁이 길에 두 아기를 들쳐 업은 영미가 언 손을 녹여가며 고구마와 군밤을 팔 고 있다
코흘리개 사내아기가 쪼로록 달려들며
아이 아줌마!
영미 아이구 문영이 왔구나 고구마 먹을래?
아이 으응!(고개 젓고) 아버지랑 고모랑두 저기 와
가리키는 곳
노파 김백화와 그 남동생 경원 똑같은 장난감을 하나씩 들고 온다
어린 문영 공연히 신이나서 또 쪼르르 그 쪽으로 달려가 백화의 손에서 장난감을 뺏어들고 달려온다
자는 아기를 귀에 대고 마구 흔들어대는 바람에 잠이 깨는 아기들
영미 어서 오세요!
경원 좀 팔리나?
영미 네 심심찮게.. .. ..
백화 어디 숙자 숙향이 얼굴좀 보자
경원 헛허.. .. 잠이 깼군 자아 이거
장난감을 흔들어 보인다
영미 고맙습니다.. ..(눈물이 글썽)
백화 껄삣하면 눈물은
경원 기운을 내라구 기운을! 장산 악착같이 해야하는 거라구 나두 소싯적엔.. .. ..
백화 아따 그놈의 만주나호야 장수 얘긴 몇 번을 해야 직성이 풀리누
경원 거 누님은 좀 가만히 계세요 그러니까 용기를 내서 벌어야한다는 얘기죠 얘기가
영미 (미소 지으며) 할머니 인젠 할머니가 죽으라구 하세두 안죽고 돈 벌을래요 그래서 재 봉틀이나 한 대 사면.. .. ..

#12 경주의 봄
솜사탕 장수 하는 영미
란드셀을 어린이들이 오롱조롱 매달려있다
영미 뒷켠에서 숙향과 숙자 아장자장 걸으며 놀고 있다

#13 경주의 가을
꽃을 머리에 이고 오는 영미
삶의 의욕이 보인다

#14 다시 경주의 봄
#15 마루 방
재봉틀 바퀴가 돌아간다
영미는 소원하던 재봉틀을 산것이다
옷감의 꽃밭속에서 열심히 재봉틀을 밟고 있는 영미

#16 백화의 방
색동 옷에 머리에 리봉을 단 숙자와 숙향 나란히 절을 한다
오늘은 두 아이의 만 네 살되는 생일날
백화 자아 우리 숙자 숙향이 이리 온! 너희들 생일 선물로 할머니가 뭘 줄까!
숙자와 숙향 쪼르르 달려가서 백화와 경원이 들고있는 꾸러미를 나꿔채며 달아난다
영미 이게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짓들이지?
경원 핫하.. .. 이 애들은 그렇게 좀 억세게 자라야 해. 남자 없는 집단에서 이놈들이 남자 구실을 해야하니까
숙형 숙자 아랑곳없이 종이 꾸러미를 찢어 발긴다
숙향에게서는 나팔 숙자에게서는 북이 나온다
환호상을 울리며 나팔 불고 북을 치며 춤을 추는 숙향과 숙자
경원 잘한다 잘한다! 과연 쌍둥이로다
두 아이는 어린애로의 음악적 소양이 풍부하다
영미 감사합니다.. ..할머니! 그때 할머닐 못만났더라면 이 기쁨도 영원히 맛보지 못했겠죠 정말.. ..너무도 고맙습니다
백화 이깟짓걸 가지구? 이제 두구 보라구 앞으로 얼마나 기쁜 일이 많을건가.. .. 이렇게 고 생해서 키우는데 부처님이 더 좋은 상을 안내리실까!
끄덕이는 영미 가슴을 향해 숙향과 숙자 장난감을 안은채 와락 들려들어 안긴다
핏덩이 두 아이를 안고 울부짖던 옛날의 영미와 모습과는 대조를 이루는 행복한 三모녀의 모습
그 모습위에 타이틀
“一九년 후!”

#17 경주의 가을
#18 밤의 번화가
네온 아래 취객이 오가고!
젊은 아베크족들이 팔을 끼고 걸어가고!
한편에서는 고성 방가
다른쪽에서는 고성 방가
다른쪽에서는 주먹다짐
이런 풍경들은 서울이나 시골이나 항상 번화가에 벌어지는 밤 풍경이다
빠의 문을 열고 얼근히 취한 젊은이 둘이 나온다
젊은이A 아직두 시간이 이른데 한잔만 더 하세!
젊은이B 고만두겠어 고단하기두하구 술맛두 안나구
젊은이A 핫하.. .. .. 왜 색시들이 서울만 못해서?
젊은이B (씩 웃고) 내일 아침이 이르니까 일찌감치 여관방 신세나 지는게 좋겠어

#19 호젓한 길
여관이란 아크릴 간판이 눈에 띠는 길!
어디선가 소년들의 맑은 노래소리가 들린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 .. .. .. ..
제법 구성진 이중창으로 키타소리까지 겹쳐 흐른다
이길로 접어든 젊은이 B 무심코 노래에 맞쳐 자신도 흥얼거리며 여관을 향해 걷는다

#20 여관마당
노래소리 계속되고
젊은이B 마당으로 들어서자 사환아이가 달려나오며
소년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아저씨
젊은이B 응 나 내일아침 여섯시에 깨워다우

#21 여관방
B는 방으로 들어서자 윗도리를 벗어 걸고 벌렁 누어버린다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
B는 갑자기 무슨 자극을 받은듯 일어나 앉으며
젊은이 야 야아!
네에
소리와 함께 사환아이가 달려와 문을 열며
소년 부르셨어요?
B 야 지금 그 노랜 어디서 들리는 거냐?
소년 이미자 노래요? 라디오에서 들리는거죠 뭐
B 임마 그것말구 애들이 하는거 말야
소년 네에.. ..요 위에 올라가면 천막이 있어요 거기 구두닦이랑 신물팔이랑 하는 애들이.. ..
B 그래? 그놈들이 모여서 노래를 한다.. .. 저희들이 키타두 치구?
소년 아뇨 선생님이 있어요 노래두 가르치구 공부두 가르치는 아주 날씬하구 멋쟁이 쌍둥이
아가씨들이죠
B 아가씨?
소년 (씩 웃고) 아이씨 어림두 없어요 여간내기들이 아닌걸요 괜히 잘못 건드렸다간 애녀석 들 구두닦이 통에 골통 부서지게요
B는 벌떡 일어나 웃옷을 걸친다

#22 천막 안
희미한 전등불 아래!
열 대여섯명의 소년들이 일제히 절하며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 인사를 받는 두 처녀
그것은 아름답게 성장한 숙자 숙향의 모습이다
숙자 숙향 잘 자요 내일 또 배웁시다

#23 천막 밖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 사이로 안을 엿보고 있는 젊은이 B

#24 밤 길
숙향과 숙자 손을 잡고 돌아온다
저만치 뒤떨어져 그들의 뒤를 밟는 검은 그림자
숙자 아직도 따라오니?
살짝 돌아다 본 숙향이 끄덕인다

#25 다른 길
걸음을 빨리하는 자매
뒤의 그림자도 빨라진다

#26 또 다른 길
둘은 달려간다
그들의 뒤를 쫓아 걸음을 재촉하는 검은 그림자
숙향 깡팰거야 아이 무서!
숙자 괜찮아 내가 있잖어

#27 골목 길
마구 달려가는 두 처녀
엄마! 엄마 를 연발하며 어느 집으로 뛰어든다
쫓아온 그림자가 그 앞에 우뚝 서며 문패를 본다
“오영미”

#28
삯바지늘의 치마 주름을 잡고 있던 영미가 놀라서 고개를 든다
뛰어드는 숙향과 숙자
영미 웬 수선들이냐?
숙향 수상한 녀석이 우릴 따라왔단 말야
영미 수상하다니 뭐가 수상해
숙향 그건 몰라두 하여간 “저어 저어”하면서 쭉 우릴 따라왔단 말야
그때
㉫ 실례합니다
움칠 하는 두처녀
숙향 그녀석이야!
영미 조용히 일어선다

#29 영미네 대문 앞
영미가 걸어온다
영미 누구십니까?
㉫ 대단히 실례올시다만 문 좀 열어주십쇼
점잖은 목소리에 빗장을 딴다
꾸뻑 인사하며 들어선 사나이는 B이다
B 전 이런 사람입니다 (명함을 주며) XX일보 신용진이라고 합니다
영미 신문사에 계신 분이세요? 무슨 일로.. ..
용진 지금 이 댁으로 뛰어든 처녀들은..?
영미 네.. .. 제 딸들인데요

#30 영미의 방
문틈으로 대문 쪽을 내다보고 있는 숙향 숙자
사나이의 손이 쑥 뻗히며 숙향의 볼기를 찰싹 때린다
숙향 자지러지며 돌아본다
포타불을 한손에 든 사나이가 싱글싱글 웃고 있다
그는 백화의 조카 문영이다
숙향 아이 깜짝야.. ..어디루 들어왔지?
문영 어디로 들어오긴 밤나 들어오는 뒷문이지 어디야
도대체 뭘하구 있는거야
숙자 수상한 남자가 와있어

#31 대문 안
영미와 신용진 웃고 있다
영미 호.. .. 그러신걸 모르구 애들은.. ..
용진 핫하.. .. 모처럼 내려온 경주에서 신통한 기사꺼리도 없이 떠나려던 참에 전 아주 감
동해 버렸죠 요새 젊은 처녀들 치군 보기드문 미인입니다
그래서 아가씨들 이름이나 물어보려구 한건데 자꾸 달아다니까 자연 뒤쫓일수 밖에요
영미 (웃으며) 숙자야 숙향이하구 이리들 나와봐
숙향 숙자 문영이까지 마루로 나온다
영미 아이구 문영이두 와 있었구나 이분은 XX일보의 신문기자시단다! 너희들을 신문에 내 주시겠다구.. ..
숙자 신문에?
영미 응 너희들이 한 일이 그렇게 아름답다구 하시는구나 친찬을 받구 엄만 어찌나 기쁜 지.. ..
문영 신문사에 계신 분이라면 그보다두 우리들의 노래와 춤을 봐 주십쇼 그리구 그일두 소 개 좀.. ..
용진 노래와 춤? (눈에 빛을 띠운다)
문영 그럼요 이거야말로 기사꺼리가 될수있죠 우리 셋이서 작곡 작사 안무까지 겸한 작품인 걸요 그걸 봐달라는 겁니다
용진 아아 그거 볼만하겠군 어디 좀..
문영 정말 봐주시는거죠? 매일밤 우린 피땀 어린 연습을 하죠 마침 지금부터 가는 참입니다 연습장소로
용진 연습장소?.. .. 그런걸 다 가지구 있습니까?
문영 있구 말구요 세계 둘도 없는 연습장소죠

#32 옛성터
포타불이 돌고 있다
레코드에 맞춰 춤을 추는 숙향들
문영 완 투.. .. 완투 쓰리.. ..
구호를 외우는 문영의 눈길은 서릿발 같다
카메라 쫙 빠지면 그 장소는 달빛내려 쪼이는 허무러져가는 옛 성터인것이다
연습에 곁눈 팔 겨를도 없는 세사람
용진 몹시 감동하고 흥분해 있다
F.O

#33 F.I 영미의 집 부엌
영미 아침 식탁 준비에 바쁘다

#34 자매의 방
숙자 경대앞에 앉아있다
자리속에 누운채 싱글벙글 하는 숙향
숙향 성님! 이른 새벽부터 단장하구 어딜 가시려구 (놀린다)
숙자 뭣 좀 살게 있어서 (새침뗀다)
숙향 거짓말 마 신용진이 전송 가는거지?
숙자 신용진이가 누군데?
숙향 (벌떡 일어나며) 야아 요 새침아! 나말야 너한테 충고하는데 말이지 그 사람 가짜 신 문기자야 가짜!
숙자 앤.. .. 명함에.. ..
숙향 이런 쑥맥! 명함 같은거 백만장을 가졌음 뭘하니 그친말야 부랑배야.. .. 기집애들 살살 꾀어내는 압잡이란 말야 흥! 신문에 내준다구? 그 따위 단수에 누가 넘어간대나 숙자 너 속 좀 채려 그따윌 전송하러 역까지 간다구?!
숙자 누가 간대? 장에 간다는데 괜히 야단야

#35 역으로 가는 길
숙자가 종종 걸음으로 간다

#36 경주역 풀렛트 홈
서울행 열차가 서있다
덱키에 요진 전송 나온 사나이들과 담소하고 있다

#37 개찰구
걸어나오는 숙자 문득 발길을 멈춘다
덱키의 용진을 발견한 것이다

#38 덱키
용진 .. .. 숙자.. .. ?
믿기지 않는듯 덱키를 뛰어내려 개찰구 쪽으로 가려한다
덜커덕 기차가 움직인다
용진 눈길으 그쪽에 준채 하는수 없이 다시 뛰어 오른다

#39 개찰구
조용한 미소로 용진에게 눈길을 보내는 숙자

#40 덱키
손을 흔들어대는 용진의 눈길에서 차츰 깊은 환히가 물결치기 시작한다

#41 골목
숙자가 돌아온다
머리 위에서 종이 눈이 날아든다.
놀란 숙자 고개를 든다
지붕 위에서 숙향이 웃고 있다
숙향 언니야 뭘 사왔니?
숙자 뭘 샀음 어때
숙향 또 한번 충고하는데 말야 그친 틀림없이 플레이 보이야!
㉫ 숙향!
숙향 소리나는 쪽을 본다
저만치 보이는 창에서 문영이 손을 흔들고 있다
숙향 지금 갈께!
고양이모양 사뿐사뿐 지붕을 타고 달려가는 숙향

#42 문영의 방
지붕에서 훌쩍 창가로 내려서는 숙향
가지각색 악기 전축 레코드 악보들이 방안으로 가뜩 흩어져있다
문영 숙향의 팔을 잡아 끌며 지금 막 끝낸듯한 악보를 보인다
문영 자 불러 봐 지금 막 완성했어
숙향 어머 벌써 됐어?
문영 응 당장 숙향이 목소리로 듣고 싶어서.. .. 자아!
문영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악보를 들여다보며 흥얼 흥얼 콧노래로 박자를 맞추다가 숙향이 노래한다
봄이 오고 움이 트고
꽃은 다시 피었는데
바람처럼 떠난 님은
언제 다시 돌아오나
곤드레 만드레
하룻밤이 여삼추라
기다리다 지친다오
돌아와요 내 가슴에
날 버리고 가신 님아
곤드레 만드레

#43 옛 성터
숙향과 숙자의 노래
호랑나비 바람둥이 이꽃 저꽃 날아봐야
첫정들은 나만할까 몸둘 곳이 그어디냐
곤드레 만드레
돌아와요 나의 품에
막걸리 독 바닥나고
온 종일을 잠만자도
박아질랑 안 긁을게
곤드레 만드레

#44 천막 밖
언덕을 올라오는 자매
소년들 우루루 천막에서 달려 나오며 자매를 둘러싼다
소년들 선생님 만세!
숙자 (웃으며) 왜들 이러지?
소년A 선생님 보셨어요 신문?
숙향 뭐가 났는데?
소년B 이거요 이거!
눈앞에 펼쳐진 신문
붉은 줄로 안더라인이 쳐진 기사 인서트
“경주에 반짝이는 별 두 개”
“대학에 못 갈바엔 불우한 소년들의 등대가 되자”
나란히 찍힌 사진
숙향 어머 정말이네 그 작자 아니 그이가 정말 신문기자였군.. ..
숙자 그봐라 얘 사람을 못하는 건 네 나쁜 버릇이야 어서 가서 엄마 보여드리고 오자
숙향 응 빨리 빨리!

#45 골목
신문을 흔들며 달려가는 자매

#46 영미의 집 대문 안
달려들며 소리 치는 자매
숙향 엄마! 엄마 나와 봐!
숙자가 쿡 숙향을 찌른다
댓돌 위에 죽 늘어선 남자 구두 네 켤레
숙자 신기잔가봐
숙향 얘! 어제 아침 간 사람이 그렇게 올 수 있어?
영미㉫ 얘들아 어서들 들어와 봐 신기자님이 오셨단다
숙자 그것 봐 내 육감이 어때

#47 영미의 방
용진을 비롯한 “자유연예”의 송창수 그리고 부하 두명이 마주 앉았다
숙자 숙향 뛰어든다
숙자 엄마 신문 봤우?
영미 그래 지금 막 신기자께서 가져오셨단다
숙향 후훗.. .. 진짜 신문기자였군요
용진 핫하 이거 도무지 스타일 구겼었나보군!
숙향 그래요 플레이 보인줄 알았죠
용진 이건 너무 했는데
숙자 전 믿고 있었어요
용진 (웃음으로 끄덕이며) 어제 아침엔 전송 나와서 감격했습니다
숙향 어머 요 가시나 정말 갔었구나
숙자 생글생글
용진 이 분은 자유연예공사의 송창수사장
송 첨 뵙겠습니다
용진 저 쪽 두 분은 같은 공사 선전부장 진선생 그리구 영업부장 한선생
숙자 숙자예요
숙향 전 숙향이에요
송 쌍둥이시라 과연 어떤 분이 어떤 분인지.. ..
용진 석간을 보자 마자 송사장이 신문사엘 찾아오셨죠 표를 끊어놨으니까 어서 가서 아가씨 들을 소개하라구.. ..
송 이 사람은 말입니다 아가씨들은 눈엔 플레이 보이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연예담당기자론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할 눈과 귀를 가진 사람이죠 이 사람한테 칭찬 받는 일은 하늘에 별 따 기로 힘든 일이라구.. .. 건 그렇구 난 아가씨 두 분을 서울 워커·힐에 내세워보고 싶은데.. ..
숙자 워커·힐?!
숙향 엄마! (호나호성)
영미 너무나 고마우신 얘기지만 엄만 왜 그런지 무섭구나.. .. 서울에 간다는게.. ..
용진 무슨 말씀이십니까 요즘 세상은 세계 자체가 가까운 이웃인데요 이제부턴 한국 연예인 들도 서울 따윈 문제가 아닙니다 동경 빠리 뉴욕.. ..
영미 (자지러지듯) 동경?!
용진 동경도 문제가 안되구말구요
영미 아니예요 (수습하며) 제 답을 하루만 기다려주세요 애들이 가겠다면 막지는 않겠어요 허지만 하루 동안 제게 여유를 주세요
용진 기다리죠.. .. 아가씨들 두 분은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어요.. ..어딜 가나 절대로 환 영 받게 됩니다 자기 자신의 재능에 자신을 가지십쇼
용진 눈길에 힘을 주고 숙자를 본다
기쁨에 넘치는 숙자의 눈

#48 김문영의 집 앞
영미가 다급한 걸음으로 들어선다

#49 백화의 방
十七년이라는 세월 속에 등이 굽고 백발이 덮힌 백화
그 앞에 영미가 앉아있다
영미 할머니 아시다시피 걔들은 어려서부터 노래와 춤을 몹시 좋와했습니다 저희들이 좋와 하는 일이니까 저두 그걸 말릴 생각은 없었어요
허지만.. .. 서울까지 가서 또 그 생활을 계속한다는건.. .. 전 사실 말리고 싶어요.. .. 그저 이 정든 고장 경주에서 할머니곁에 조용히 살고싶은게 제 심정이예요
백화 (끄덕이다가) 그 뭣인가한 신문사 사람한테 애들을 맡겨버리면 어떻겠나.. .. 성공하구 못하구는 해보지 않군 모르는 일이고.. .. 자넨 가지 말고 경주에 있으면 되잖나.. .. 성공 못 하면 어련히 에미 품에 돌아올라구
영미 그렇게 해두 괜찮을까요?
백화 애들에겐 애들의 꿈이 있고 생각이 있는거야 아뭇소리 말고 보내주라구 전 .. .. 무서워요 할머니.. .. 뭔지 꼭 슬픈 일이 생길것만 같아요.. ..
F.O

#50. F.I 워커·힐
숙자 숙향 화려한 무대 위에서 춤을 춘다

신문
“혜성과 같이 나타난 쌍둥이 무희”
#52 극장
그들의 춤과 노래

#53 레코드 회사
녹음판이 돌아간다
“곤드레 만드레” 노래를 취입하는 자매

#54 다시 워커 힐
여기서도 “곤드레 만드레”의 춤과 노래

#55 신문
비평이 실렸다

#56 방송국
그들의 노래

#57 팔리는 그들의 레코드 판
#58 경주 불국사
연못가에 호젓이 안장 편지를 읽고 있는 영미
숙자㉫ 엄마! 미안해요 너무너무 바빠서 편지 쓸 시간이 없었어요 우리들은 낮과 밤을 가릴 겨를도 없이 노래하고 춤 추고 지낸답니다.
그런데 엄마 서울에 와서 누구한테서나 분에 넘칠 칭찬만 받아왔는데 신선생은 단 한번도 칭찬을 안해준답니다 허지만 엄마 전 알고 있어요 그 분의 눈이 언제나 따뜻하다는 걸.. ..

#59 문영의 방
여기서도 문영이 편지를 일고 있다
숙향㉫ 저는 너무도 행복해요 사랑합니다 지금 마음 속으로부터 드리고 싶은 말은 이것뿐이 예요 그리구 레코드회사에서 문영씨를 서울로 부를 수 없겠냐는 청을 받았습니다 물론 와주 시죠? 어쩌면 우리들은 일본에 가게 될 런지 모르겠어요 지금 일본서 초청장이 와있답니다

#60 불국사
연못가에 아직도 그대로 앉은 채 편지를 응시하고 있는 영미
영미 일본.. .. 일본엔 절대로 가면 안돼! 이건 무슨 수를 써서든지 말려야 해!
영미 일어선다

#61 문영의 집 앞
영미가 달려온다
마침 나오는 문영
영미 아 고모님 계시지?
문영 오늘 할아버지 제삿날이라 묘지에 가셨을 겁니다

#62 무덤 앞
백화 무덤 앞에 앉아있다
달려 온 영미
백화 왜 또 이렇게 급했누?
영미 할머니 이 편지를 좀 보세요 숙자한테서 온 편지를
백화 조용히 해요 조용히 아직 귀는 먹지 않았으니까 그래 뭐라구 했길래?
영미 그렇게 가고싶어하던 대학에두 못보낸 이 에민데 저희들 키우느라구 고생만 했다구.. ..
백화 암 그래야지! 그래 그 얘길 할려구 예까지 헐레벌떡 뛰어왔나
영미 아니예요 일본엘 가게 된대요 일본엘.. ..
백화 그 것 보라우 사노라면 기쁜 일도 있는 법이라고 안 했나
영미 기쁘긴요.. .. 전 걔들을 서울 보내는 것두 싫었는걸요
백화 아따 이사람 소갈찌 좀 보게 다큰 딸들을 그럼 평생 품 안에 끼고 살 작정인가? 글렀 어 글러 숙잔 벌써 그 뭣인가 한 신문기자가 점 찍어 놨을거구 숙향이 벌써부터 우리 문영 이하구 짝짝궁이 아닌가
영미 그게 싫다는 게 아녜요.. .. 일본엘 가다니 말두 안됩니다.. ..
백화 거 아직 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답답하담.
옛날과 달라서 일본 같은덴 아침 먹구 떠나면 동경 가서 점심을 먹게 된다잖아
영미 .. ..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한사코 못하게 말릴걸 그랬어요
백화 허허허 이 사람이 왜 이렇게 경우를 모르누? 그 애들은 노래하구 춤으루 남이 얻을 수 없는 행복을 잡은거야
영미 .. .. 할머니.. ..
백화 왜 또
영미 사실은.. .. 걔네들은 쌍둥이가 아녜요
백화 뭐라구?
영미 한 아이는 제 자식이 아니랍니다 일본 사람의 자식이예요
백화 뭐.. .. 뭐라구?

#63 춘일의 방(二十년전)
다급하게 피난 보따리를 꾸리고 있는 영미와 그의 남편 이 춘일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듯
춘일과 영미 번쩍 귀를 기울인다
영미㉫ 해방이 되자 러시아 군대가 주둔해 온 평양은 서울로 남하하는 피난민으로 법석을
이루고 있었죠 우리도 피난보따릴 꾸리고 있었어요
소리 리이상! 리이상!
아랫목에 잠들어 있던 갓난아이가 별안간 자지러지게 울어댄다
춘일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나간다
영미 어린애를 안아 올린다

#64 춘일의 집 밖(여관)
발밑에 흥건히 고인 핏자국
문밖에 기진해 서 있는 지에
지에 저예요 미야마 지에예요!
순간 문이 빠끔히 열리고 춘일의 팔이 지에를 확 끌어들인다

#65 여관 현관 안
춘일 오꾸상! 어떻게 된 일입니까
지에 러시아 병정이 집으로 와서...
춘일 그래 미야마상은?
지에 저보고 도망치라구하구.. .. 총소리가.. .. 울렸어요.. .. 허지만 그이도 도망은 쳤을꺼예 요
무너지듯 주저앉는 이제
영미㉫ 오꾸상! 다리를 다쳤군요!
지에가 그 쪽을 본다
애기를 안은 영미가 서 있다
이번엔 지에의 딸 도시꼬가 까르르 울어 제낀다

#66 남하하는 길
일본 민간인들과 한국인들 뒤범벅이 된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이른 새벽 길의 발걸음을 재 촉한다
멀리 포성이 들린다

#67 새벽 길
피로에 지친 그들이 간다
그 속에 이 춘일 영미 지에의 모습도 끼어있다
영미는 숙향을 들쳐업고 춘일은 지에의 애기 도시꼬를 업었다
지에는 지팽이에 의지해서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따라온다
지에 리이상.. 전 평양으로 되돌아 가겠어요
춘일 무슨 소릴 하는겁니까?
지에 어떻게.. .. 남편을 버리구 저만 게이죠오로 가요
춘일 살아있다면 미야마상은 꼭 경성으로 옵니다!
지에 .. .. 정말 찾아 올까요?
춘일 살아 있다면 반드시.. .. 살아만 있다면 말입니다
지에 (신념처럼) 그 사람은 살아있습니다 절 보고 다망치라고 그렇게 씩씩하게 외친 사람인 데요
영미 기운을 냅시다 오꾸상! 우리네 갈길은 아직두 창창해요.. 여보!
춘일 응?
영미 애기 젖 먹여 둡시다 있다가 갑자기 울어 제치면 곤난하니까
춘일 그렇게 하지.. (지에에게) 댁의 애기두 먹여 두십쇼
지에 하이..
춘일 아기를 내려 지에에게 준다
지에 도시꼬! 도시꼬.. .. 자아 젖 먹어요 도시꼬!
지에의 눈이 놀라며 춘일을 본다
지에 도시꼬.. 도시꼬.. 왠 일일까요? 눈을 못 뜨네요 어머 이 열!
영미 좀 더 흔들어 봐요!
지에 도시꼬!
춘일 아 이건 안되겠는걸 대단한 열입니다 앗 토하는군
지에 의사.. 의사는? 일행 가운데 의사가 없을까요?
춘일 찾아 보겠읍니다!
춘일 달려 간다
지에 도시꼬.. .. 도시꼬!
마냥 흔들어 보는 지에

#68 길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틈을 누비며 외치는 춘일
춘일 의사는 없습니까 일행중에 의사는 없습니까?

#69 영미와 지에 있는 곳
지에 넋을 잃고 어린애를 바라본다
춘일 달려온다
영미 없어요? 의사?
춘일 안되겠는걸 읍까지 갑시다
영미 지에상이 일본사람인줄 알면 안봐줄껄요
지에 전.. 도시꼬와 함께 죽겠어요.. 인젠.. .. 도저히 어쩔수 없어요
영미 내가 도시짱을 데리구 의사를 찾아 보겠어요
춘일 당신이?
영미 당신허구 지에상은 여기서 기다리구 계세요 저기 마을이 보이네요 거기면 반드시 의사 가 있을거예요
춘일 그렇지만 당신.. ..
영미 (웃으며) 괜찮아요 물으면 쌍둥이라구 하죠뭐
춘일 음.. 그럼 다녀 오구려 난 지에상을 돌볼게
영미 숙향을 업고 도시꼬를 안고 일어선다
영미 지에상! 아무 걱정말구 푹 쉬고 있어요.. .. 길은 아직도 멀었다우 이제부터 시작하는거 예요
지에는 방심한듯 반응이 없다

#70 읍내
개울을 끼고 영미가 걸어온다
농부가 개울에서 야채를 씻고 있다
영미 이 동네 병원은 없습니까?

#71 시골 병원
발가숭이가 된 도시꼬가 불붙듯이 울고있다
주사를 놓는 의사
영미 괜찮을까요 선생님?
의사 열이 내려야 할건데.. .. 업힌 애기는 무척 순한 애기군요
영미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의사 안정시켜야 됩니다.. 아 쌍둥이라면 대개 하나가 앓게 되면 따라 앓기 쉬우니까 아주 그 애기한테두 주사를 놔 두십시다 영미 아니예요 얜 괜찮아요
의사 허지만 쌍둥이는.. ..
영미 네 쌍둥인 쌍둥이지만 얜 괜찮다니까요

#72 읍길
무서운 햇빛이 내려쬐이고 있다
한 아이를 등에 한 아이를 가슴에 하고 영미가 땀을 흘리며 달려간다

#73 들길
영미가 달려간다

#74 산 모퉁이
달려온 영미 우뚝 선다
총에 맞아 쓰러진 시체가 딩굴고 있다
영미 여보!
갑자기 엄습하는 불안에 소리치며 달려간다

#75 바위 그늘
영미 못박혀 버린다
부릅뜬 눈에서 좌르르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거기 영미의 남편 춘일이 가슴을 맞고 죽어있는 것이다
지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영미 여보.. 여보! 이게 웬 일이예요 여보!
영미 절규하며 춘일의 가슴을 파고들며 울부짖는다
앞 뒤에 매달린 두 아이도 영미의 절규에 놀라 한꺼번에 울기 시작한다
영미㉫ 하늘이 캄캄했어요 그저 그 자리에서 같이 죽고 싶은 마음밖엔 없었어요 허지만 지 에상의 시체가 보이지 않았어요 어린애를 돌려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걸었어 요.. 절간에 쓰러지기 직전까지.. ..

#76 염천의 길
씬 8과 같은 장면-
전 씬의 나레이숀이 여기까지 겹친다

#77 낡은 절간 안
포대기 위에 나란히 잠든 두 아기-
목을 휘어감은 끄나풀
백화㉫ 그때 그럼 그 일본사람의 자식을 죽일 작정이었군 그래
영미㉫ 아니예요 제 아이부터 조르려 했어요.. 허지만 믿어주세요 그때 전 이미 조금도 차 별없는 두 아이의 에미였어요

#78 다시 묘 앞
영미는 울고 있다
영미 그 후 十九년 전 두 아이를 정말 제 배를 아프게 한 쌍둥이라고 생각하고 길렀답니 다.. 오른쪽 젖을 숙향에게 왼쪽 젖을 숙자에게 물리고..
백화 그 애들도 이 일을 알고 있나?
영미 알다니요.. 알 리가 없잖아요
백화 어느 쪽이 그래 왜놈의 씬가 숙향이.. 아니 숙잔가?
영미 .. ..숙자에요
백화 그래 숙자 에미는 살았나 죽었나?
영미 그걸 알 길이 없어요 허지만 만약에 살아있다고 해두 숙자는 제 EKf이에요 절대로 그 여자 딸이 아니예요
백화 그렇다면 뭘 걱정할게 있나 이대루 엄마가 비밀만 지키면 되는거지
영미 걔들이 절 꼭 일본에 같이 가자구 할거거든요 어떡허면 좋아요 할머니!
백화 따라서 갔다 오라구!
영미 네?
백화 가 있는 동안에 숙자가 진정한 내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될거네 왜놈의 피를 받긴 했지 만 그 애는 우리 한국의 딸이야 몸도 마음도.. ..
F.O

#79 F.I 김포 비행장
JAL 표식의 비행기가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80 대합실
화려한 환송 장면
제가끔 꽃다발을 한아름씩 안은 숙자 숙향 영미-
아이들의 흥분과 환희에 대조되는 영미의 불안한 얼굴
송 마쓰다 예능사 사람이 하네다에 나와있을거니까 조금두 염려는 마십쇼 XX일보의 특파원 두 나올거구요
영미 .. ..네 여러 가지로 고맙습니다
송 자아 숙자 숙향이 잘 다녀오라구 한일친선도 좋지만 우리 한국 여성이 얼마마한가 놀랄 거러구만
건성 끄덕이며 숙자 숙향 누군가를 찾고 있다
장내 아나운서가 울려 퍼진다
송 신기자가 웬 일인가?
영미 문영일 데리러 갔는데.. .. 꼭 오긴 올거예요

#81 김포 가도
풀 스피드로 달리는 택시

#82 택시 안
제가끔 선물을 안은 용진과 문영
용진 운전수 밟어요 사정없이 밟으라니까
운전수 여긴 백차 때문에 안된다니까요
용진 까짓거 벌금 물면 될거 아뇨

#83 비행장 러비
승객들이 석별의 정을 나누며 내려간다
이제 영미 일행의 차례다
숙자와 숙향 거의 절망적인 얼굴
이때-
“숙자씨! 숙향이!”
소리치며 달려 올라오는 용진과 문영
송 신기자 어딜 쏴다니다 오는거야?
용진 미안 미안 미안합니다 (숙자에게) 우리 한국의 명예를 위해 잘 싸워 주시오
숙자 고맙습니다
용진 자신만만하게 응? 자아 이건 비행기에 오르고 난 다음에 끌러보라구.. 그리구.. ..
용진 일본갔다 돌아오면 할 애기가 있어!
숙자 지금 지금 듣고 싶어요
용진 아니야 돌아오는 날.. ..

#84 숙향 있는곳
문영이 선물 꾸러미를 내밀며
문영 비행기 타구 끌러 봐!
숙향 다녀올께!
문영 요 담번엔 같이가자 일본에
숙향 응! 꼭이야 약속?
손가락을 내미는 숙향의 얼굴이 홍조를 띄운다
눈에는 눈물
문영 자아 이제는 들어가야지 (dUDAL에게) 어머니 잘 다녀오세요
영미 응 다녀올게 너무 애를 썼어!
웅성대는 사람들 가운데를 뚫고 세사람 계단을 내려간다

#85 휭거
전송대의 얼굴들
그 가운데 열을 띄운 용진과 문영의 눈이 있다

#86 활주로
폭음도 요란하게 젯트기가 떠오른다

#87 휭거
열심히 손을 흔드는 용진과 문영

#88 서울 시가
기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울 점점 멀어진다

#89 비행기 안
숙자 숙향 제가끔 선물 꾸러미를 끌른다
숙자의 상자 속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십시요”라는 쪽지와 조그마한 한국 인형들!
숙향의 상자속에도 역시 똑같은 쪽지와 경주의 향토 인형이 들어있다
마주본 숙자 숙향 킬킬 웃는다

#90 하늘에서 본 풍경

#91 하네다 비행장
비행기가 착륙한다
“환영”이란 깃발을 들고 마쓰다예능사 사장과 신문기자들이 한패거리가 서있는다

#92 타랍
영미를 가운데 두고 두 자매가 내려온다
숙자 엄마! 동경이야?
그 얼굴위에 여기 저기서 후랏쉬가 터진다!

#93 인써-트
신물!
그 사진아래 “한국에서 온 귀여운 쌍둥이 사절”

#94 다른 신문
“한국 무용의 정화 쌍둥이 자매 이숙자 숙향 래일”

#95 아사후 맨슌
호화판 맨슌이다

#96 그 일실(거실)
카나리아의 새장속에 아침햇살이 눈부시다
쇼파에 기대앉아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던 중년의 일본여성이 문득 “오영미.. ..”하고 중 얼거린다
그 시선 아래 타랍을 내려오는 영미들의 사진이 실려있는 신문!
그 여성은 미야마 지에인것이다
지에 오까아상 오까아상!
하고 부엌 쪽으로 외친다
지에의 어머니 시즈가 커피폿을 들고 얼굴을 내민다
시즈 왜 이 야단이냐? 어디 또 교통사고라도 낫대니?
지에 이것 좀 보세요 이 사진!
시즈 안경을 코에 걸고 들여다 본다
시즈 흠? 한국에서 온 쌍둥이 친선 사절이라 그런데 어쨌다는거야?
지에 그 가운데 여자 말에요
시즈 어머닌게로구나
지에 영미상이에요
시즈 영미상이라니?
지에 틀림없어요 이 얼굴.. ..
시즈 영미상이라면 네가 한국 신문에 찾아 달라구 광고낸분 아니냐
지에 마장요 리이상의 오꾸상이에요
시즈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없지않니 다른 사람이겠지 봐라 어디가 리이상이냐 오상 오영미상이라구 써있는데.. ..
지에 아녜요 절대로 이사람이 틀림없어요 그리구 한국에선 결혼해두 여자가 남자성을 따르 지 않는대요 최근에 안 일이지만.. .. 어린애 이름까지도 같은걸
시즈 한국엔 긴상 리이상 그밖의 똑같은 성이나 이름이 얼마던지 있다더니 뭘
지에 아녜요 가서 만나보겠어요 오늘부터 사흘동안 니찌게끼무대에 선다구 했으니까!
시즈 관두는게 좋을것 같구나 너 나한테 단념하기루 약속했잖니 또 잔뜩 비관하구 돌아올려 구.. ..
지에 오까아상.. .. 약속은 했어요.. .. 하지만 전 하루두 잊은적은 없었어요!
지에 벌떡 일어선다
걸어가는 뒷모습 다리를 절고 있다

#97 지에의 방
신문을 든채 지에가 들어와 화장대앞에 안즌다
그 설합속에서 봉투를 꺼낸다
한 장의 사진과 오려낸 신문광고들이 나온다
그 사진! 생후 삼개월의 도시꼬다
신문광고는 심인 이영미씨 一九四五년 八·一五까지 평양 조화여관의 부인이었던 이영미씨를 아시는 분은 XX일보 총무과로 연락바랍니다.

#98 니지게끼 무대
한국 의상의 숙자와 숙향의 춤과 노래의 향연

#99 무대 앞
영미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무원 (다가오며) 오까아상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영미 .. .. .. 손님요 .. ..?

#100 분장실
꽃다발을 안은 지에가 기다리고 있다
사무원의 안내로 영미가 들어선다
영미 어느 분이신지요.. ..?
돌아다 보는 지에를 발견하자 깜짝 놀라며
영미 미야마 지에상!
지에 에이미 상 역시 당신이 에이미상이였군요!
영미 .. .. .. (거의 실신상태)
지에 아침에 신문에서 봤어요 사진을.. ..
영미 살아계셨군요.. .. ..
지에 기억하시겠죠.. .. 난 당신 내외분의 도움으로 같이 게이죠로 떠났었죠.. .. 애기를 안 고.. .. 그러다가 내 애기 도시꼬가 열이 몹시 올라서 당신이 병원으로 안고 가셨어요.. .. 그 직후 우리들은 로시아병과 일본병의 싸움속에 미쳐 피할 겨를도 없이 휘말렸던 거에요 그때 당신의 주인은.. .. ..
영미 미야마상 당신 주인은 그 뒤.. ..?
지에 그날 평양서 헤어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다만.. .. 나 혼자만 일본으로 돌아 왔답니다.. .. .. 오꾸상 난 얼마나 당신을 찾았는지 몰아요 한국 신문의 광고란에 몇 번을 당신을 찾는다는 심인 광고를 냈는지 모른답니다.. .. .. 당신이 그때 안고있던 도시꼬는 대 채 그 뒤 어떻게 됐습니까?
영미 지에상 당신은 뭔가 착각하고 계시는게 아녜요? .. 난 당신 애기를 맡은 기억은 없는 데요
지에 기억이 없다고요?
영미 우리 주인이 총에 맞아 돌아가신건 알고 있어요 허지만 .. .. ..
지에 .. .. .. ..
영미 부탁이에요.. .. 다시 만납시다
지에 댁의 따님의 이름은?
영미 숙향과 숙자에요
지에 신문에서 봤어요 .. .. .. 숙향과 도시꼬라는 이름을
영미 숙향이와 숙자이에요 .. .. 신문 보셨다면 읽으셨겠죠 두 아이는 쌍둥이에요! 아 무대가 끝난 것 같군요 실례하겠어요

#101 거리
잡답속을 지에가 걸어간다
지에 쌍둥이라니 .. .. 쌍둥이일 리가 절대로 없어

#102 미야마 귀금속상
지에가 돌아온다
시즈가 맞아들이며
시즈 어딜갔다 오니?
지에 .. .. .. ..
시즈 너 행여 .. .. ..
지에 어머니 나 리이상을 만나고 왔어요 二十一년전 난 내 도시꼬를 분명히 리이상한테 맡 겼었는데.. .. .. 그 여잔 그걸 내 착각이라고 하더군요.. .. 세상 어느곳에 자기 자식을 버리 고 가는 에미가 있겠어요!
시즈 그럼 넌 그 쌍둥이의 어느쪽인가를 네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냐?
지에 평양 우애병원에서 나하구 리이상은 같이 애기를 낳았어요.. .. 쌍둥일 낳을게 뭐에요 .. .. .. 우린 제가끔 애기를 안고 자식 자랑을 하곤 했단 말에요
시즈 리이상은 그래 뭐라던?
지에 .. .. .. ..
분노와 슬픔에 일그러지는 얼굴
지에 난.. .. .. 진실을 알고싶어! 내 딸 도시꼬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 난 그게 알고 싶단 말에요
마쓰다 예능사 사장이 부하를 데리고 들어 선다
시즈 어서 오십쇼
마쓰다 진주를 보여주십쇼
시즈 네크레이스로 할까요 부로치를 보여드릴까요
마쓰다 네크레이스가 낫겠죠.. .. 난 잘 모르니까 젊은 아가씨한테 맞을만한 것으루 두 개.. .. ..
시즈 두 개를요?
마쓰다 예 쌍둥이라서.. .. 똑같은게 아니면 안될걸요
그 소리에 지에가 다가온다
지에 몇 살되는 분인가요.. .. 댁의 따님이십니까?
마쓰다 아니 집의 애들은 아니구.. .. 한국에서온 아가씨들이죠.. .. 리이숙자 숙향이라구하 는.. .. 지금 왜 니찌게끼에서 공연하고 있는 한국의 스타! 혹 신문에서 못 보셨나
지에 리이숙자.. .. .. 저어 이쪽으로.. ..
지에 마쓰다를 인도하며 여러 가지 진주를 꺼내 보인다
마쓰다 거 참 좋은데요
지에 아가씨들이라면 너무 알이 큰건 안 좋을꺼구.. .. 이 정도가 어떨까요?
마쓰다 얼맙니까?
지에 한줄에 二五만원입니다
마쓰다 두줄이면.. .. 五十만원이라.. .. 좀 비싼걸
지에 값은.. .. 제가 적당히 해드릴 수 있읍니다.. .. 그 대신 선물을 갖다드리는 일을 제게 맡겨 주시겠습니까?
마쓰다 댁에서 심부름을 해주시겠다구?
지에 네 전 옛날 한국에서 몇 년을 살았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노래나 춤이 고향처럼 그리워진답니다
마쓰다 호호호.. .. 그렇다면 부탁하겠다는데 언제 전해주시겠오?
지에 요기 요 이를 쇠쪽으로 조그만 다이아를 두 개 장식하고 싶군요.. .. .. 아니에요 그건 일본의 진주를 목에 걸어주실 한국의 아가씨에게 보내는 제마음의 선물이랍니다
마쓰다 하지만 그렇게까지야
지에 다이아 장식하는데 사흘 걸릴꺼에요
마쓰다 그건 곤란한데요 내일밤 교오또로 떠나는데
지에 교오또의 숙소는?저두 마침 교오또까지 갈 일이 있으니까 전하면 되지 않을까요?
시즈 (난처해서) 지에! (하고 부른다)
지에 괜찬항요 어머니.. 제발 나 하고싶은대로 내버려 둬주세요 내손으로 엮은 진주 목걸이 를 그 애들 목에 걸어주고 싶은거에요!
지애의 손은 진주알을 애무하고 있다

#103 교오또 남선사

#104 아라시 야마
마쓰다의 안내로 도월교를 건드는 영미와 숙자 숙향

#105 일본 요리집
진기한 일본요리에 환성을 올리는 숙자와 숙향
마쓰다 사실 난 한국에 가 본일도 없고 한국의 춤을 본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XX일보의 신 상한테서 온 편지를 보고 아가씨들을 초청할 마음을 굳힌겁니다
숙자 신상이 편지를 했어요?
마쓰다 그렇지 아아 신상은 굉장한 젊은이더군!
숙향 그 분은 숙자 애인이라나요
숙자 얜! 아니예요!
마쓰다 핫하.. .. 어머니 어떻습니까 일본에 오신 감상은
영미 여러분이 기뻐해 주셔서 저두 퍽 기쁘군요
마쓰다 기뻐하다 마다요 노래 춤 할것 없이 이건 기맥히는 예술입니다
숙향 아저씨 특히 곤드레 만드레가 최고죠? 아얏 기집애 왜 꼬집어!
숙자 (킬킬 웃고) 신혼여행은 둘이서 일본에 온대나요
영미 얘들은? 좀 얌전하게 있을 수 없니?
마쓰다 아닙니다 신문 평두 굉장히 좋았구 니찌게끼 여기 문화회관의 흥행두 굉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한국의 춤을 소개했다는 일도 잘한 일이지만 그것이 이렇게까지 흥행 성적을 올릴 줄은 몰랐죠 난 굉장히 기쁨니다
영미 감사합니다!
마쓰다 (싱글싱글) 내일까지 기다릴까 했는데 입이 근지러워서 얘길 해버릴까!
숙자 어머 뭔데요?
숙향 빨리 얘기하세요 아저씨!
마쓰다 신상한테서 부탁 받은 일인데.. .. 만약에 공연이 성공하거던 두 아가시한테 일생동 안 기념이 될 것을 프레젠트 해 주라는거야!
숙자 어머! .. .. ..
마쓰다 진주 목걸이가 좋을 것 같아서 그걸 두 개 샀지
숙향 엄마 들었지? 진주 목걸이래
미쓰다 내일 열두시 배달이 될꺼요
숙향 호텔로요?
마쓰다 이왕이면 장소두 일새으이 기념이 될 곳으로 헤이안 신공에서 받도록 했지!
숙향 아이 좋와라 아저씨 저 내일은 더 열심히 춤출꼐요
영미 호호.. .. 아이두.. .. 이렇답니다!
숙자 그게 다 누구 덕인줄 아니?
숙향 피! 신기자 덕이란 말이지 미안하지만 흥행성적을 올린건 어디까지나 우리 둘이지 그 사람은 아니야!
영미 얘들은 왜들 이러지? 고맙다는 인산 안하구!
숙향 고맙습니다
숙자 고고맙습니다 아저씨!
영미 정말 고맙습니다

#106 헤이안 신궁으로 가는 길
지에가 간다

#107 신궁 앞
지에가 온다
소리 미야마상 미야마 상!
마쓰다가 달려온다
뒤를 이어 영미 숙자 숙향의 모습
영미 놀라며 경계의 빛을 띠운다
지에의 눈이 숙자와 숙향을 응시한다
지에 좀 늦었습니다
마쓰다 괜찮아요 자아 내가 소개하죠(영미에게) 이 분은 옛날 평양에 살던분 그리구 지금은 긴자에서 유명한 보석상을 하지는 미야마 지에상
영미가 입을 벌리려하자
지에 처음 뵙겠습니다 미야마 지에라고 합니다
숙향 이 숙향이에요
숙자 전 숙자구요!
마쓰다 쌍둥이죠.. .. 지금 게이죠에서 두 개의 별이라고 불리고 있는 인기스타! 그리구 이 쪽은 두분의 어ㅓ님 되시는 오영미상!
영미 고개를 숙인다

#108 아사히 문화회관
무대 위의 숙자와 숙향

#109 분장실
영미가 깊은 사념에 잠겨 있다
그 눈 앞에-
두 개의 네크레이스 상자
여임 그 상자를 들고 일어선다

#110 객석
지에의 눈길은 빨려 들어가듯 무대를 응시하고 있다
통로를 허리 굽히고 걸어온 영미
영미 지에상!

#111 강가 (가모가와)
여임와 지에 강가에 서있다
영미 손에 들린 두 개의 네크·레이스
영미 당신이 이 진주를 골라 주셨다구요 그리구 이 다이아몬드를.. ..
지에 일본에서 좋은 스브닐을 갖고 떠나게 하고 싶었을 뿐예요
영미 지에상! 내 진실을 고백 하겠어요!
지에 가만, 조금만 기다려요!
영미 지에상두 진실이 알고 싶어 우리 뒤를 밟으신거죠?
지에 처음엔 그랬어요 허지만.. .. 곰곰 생각해 봤죠..
당신이 아시다시피 난 도시꼬를 낳긴 했어요 허지만 나에게는 그 아이를 키울 운명도 단 한 번 가슴에 안아볼 운명도 주어지지 않았던 거예요.. .. 그런 자격도 없는 여자가 어떻게 에 미라고 나설 수 있겠어요?
영미 .. .. 고만! .. .. 난 지에상한테 걔들을 쌍둥이라고 터무니없는 거짓말까지 했어요.. ..평 양 우애병원에서 나란히 베드에 누워 아기를 KSG은 우리들인데.. .. ..

#112 우애병원(회상)
베드에 나란히 누운 지에와 영미 각자의 아기를 품에 끼고 간호원이 먹여주는 약을 먹고 있 다
간호원 오늘 아침엔 아직 주인 어른들이 안오셨네요
영미 이분 남았어요 우리 집하구 미야마상 댁 주인 어른하구 언제나 병원 앞에서 마주친대 요?

#113 우애병원 앞(회상)
오른 쪽에서 미야마 왼 쪽에서 춘일이 서로 두 손에 장난감을 한아름씩 들고 얼굴을 마주치 자 나란히 병원 안으로 들어선다

#114 병실
두 아빠는 코 밑이 대자나 빠질듯이 눈꼬리가 쳐지며 병실을 들어선다
다짜고짜 다가가 제가끔 어린애를 안는다
지에 여보 당신 아기 이름 생각해 봤우?
미야마 응! 지었어! 연대장 부인 이름을 그대로 따리구 했지
영미 여보 우리 아기 이름은?
춘일 물론 지여왔지 할머니 이름을 따기루 했어!
춘일과 미야마 안주머니에게서 종이를 꺼내 서로 바꿔본다!
“とし子”
“숙향”
영미㉫ 두 아빠가 모두 아기를 좋와했구.. .. 우리애가 더 눈이 크다는둥 코가 높다는둥 자 랑하다 못해 싸움까지 할 지경이였죠.. .. 우린 그 꼴이 너무 우스워서 아픈 배를 움켜잡고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잖아요..
아기를 안은채 싸우다시피 하는 남편을 침대 위에서 배를 움켜잡고 울상이 될 정도로 웃어 내는 아낙들

#115 평양 거리 (회상)
아기를 들쳐 업은 지에와 영미가 시장바구니를 들고 웃으며 간다

#116 시장 (과자점) (회상)
등 뒤의 어린애에게 꼬챙이에 꽂힌 눈깔사탕을 빨리는 엄마들
주인 거 참 이상하게 닮았습니다 누가누구 아긴지 분간하기 힘들겠는걸
영미 그렇잖아두 쌍둥이 아니냐 소릴 몇 번 들었는지 몰라요
지에 처음엔 나두 가끔 착각을 했는데 우리 도시꼬한텐 표식이 있답니다!
주인 어디 어디!
지에 보세요 요기 점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두 바로 그 자리에 나도 점이 있거든요
영미 어머나 신기해라 하느님이 표식을 해 주셨네요

#117 강가 (가모가와)
지에가 간다
영미가 뒤 쫓으며
영미 오꾸상 잠깐!
지에 인제 괜찮아요 두 아이 중의 누구 어깨에 점이 있건.. .. 그저 두 아가씨가 나란히 네 크레이스를 목에 걸어 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이에요
영미 오꾸상 내 얘길 들어 주세요
지에 .. .. .. .. .. ..
영미 난 .. .. 이십년 동안 언제나 이런 일이 일어나는게 아닌가 하구 불안에 떨면서 살아왔 읍니다.. .. 두 아이가 일본에 가겠다고 할때 난 덮어놓고 반대를 했어요 왜 그런지.. .. 슬픈 일이 꼭 생길것만 같아서.. ..
지에 미안해요.. .. 내가 참고 그저 멀리서 바라다 보기만 했으면 괜찮았을껄.. .. ..
영미 니찌게끼에서 오꾸상을 만났을 때 난 오꾸상을 죽이고 싶도록 증오했어요 이제 억지로 내 손아귀에 들어온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것 같은 허전감이었죠.. ..
지에 알겠어요 알고 말구요.. .. 허지만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조차 없는 내 하나 밖에 없 는 자식을 생각하구 이십년 동안을 울어 온 내 마음도 상상이 가겠지요.. .. 지금 생각해 보 면 옅은 생각이였지만.. 그래두 난 내 배를 아프게 한 도시꼬를 만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어요!
영미 오꾸상! 두아이 중의 하나는 분명히 미야마상과 오꾸상 사이에서 나온 도시꼬짱이에 요!
지에 제발! 내 앞에서 두 아이 중의 누가! 내 딸이라는 것만 밝히지 말아주세요 그 걸 알면 난 정말 미쳐버릴꺼예요.. .. 영미상! 제발 한시라도 빨리 이 땅을 떠나 주세요 두 아이를 데 리구.. .. 난 .. .. .. 잊겠어요 .. .. 도시꼬는 피난길에서 죽은거라구 .. .. ..
영미 오꾸상!

#118 문화회관 분장실
“엄마!”하고 들어온 숙자와 숙향
숙자 어 엄마 없다!
숙향 어디 갔을까 .. .. .. 아이 배고파!
자매는 비스켓 상자로 타클한다

#119 강가
눈물을 닦으며 발길을 재촉하는 지에!
그 뒤를 뒤쫒는 영미!
지에 제발 돌아가 주세요! 왜? 날 쫓는거죠? 인제 날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영미 당신의 마음을 .. .. .. 죽을정도의 괴로움을 참으면서 오늘날까지 살아온 당신의 마음 을 내가 왜 모르겠어요 나두 몇 번 죽고 싶었는지 모른답니다! 그래두 내겐 그 애들이 있었 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어요 .. .. .. 의지할곳도 실오래기만한 희망도 없었던 당신의 괴로움 은 나보다 몇배 아니 몇십배나 더 컸겠죠?
지에 영미상! 고마워요! 그 말 한마디로 내 마음에선 모든 번뇌가 사라집니다! .. .. .. 이제 우린 서로 그 애들의 행복을 빌면서 헤어집시다!
영미 .. .. .. .. .. ..
지에 당신같은 엄마를 만나서 우리 도시꼬는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모르겠어요!
영미 우린 모래 니찌게끼의 앙콜·로드쑈를 마지막으로 이 땅을 떠납니다 이제 앞으로 사흘 밖엔 안 남았어요
지에 .. .. .. 사흘 .. .. .. .. .. ..
영미 또 다시 만날 기회는 없을거에요!
지에 .. .. .. .. .. ..
영미 내일 하루 쉬는 날이 있어서 우린 하네꼬로 가게 되어있어요 오꾸상! 우리하고 하루밤 같이 지냅시다! 우리 넷이 오붓하게 식사도 하고 목욕도 하고 .. .. .. ..
지에 그건 .. .. .. 그건 안될 말이에요!
영미 그 대신 비밀만은 지켜주심 되잖아요? 어느애가 당신의 딸이라는 것도 나두 밝히지 않 겠어요! .. .. .. .. 그리구 한가지 알아 주셔야 할건 두 아이가 다 한국에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왔어요! 둘이다 자랑할만한 사위감이죠 그애들은 결혼해서 더욱 행복해지겠죠! .. .. .. 자식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어미는 이 세상에 없을겁니다 .. .. .. 비밀은 꼭 지켜 주세요! .. .. .. 그리구 꼭 내일은 우리들과 같이 있어 주셔야 해요!
지에 .. .. .. ..
영미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베풀수 있는 최대의 호의에요
지에 덥석 영미의 손을 잡는다
얼굴을 돌리고 눈물을 삼키는 두여인!

#120 초특급 열차 달린다 (상행)

#121 일등차
지에 영미 숙향 숙자의 자리!
두 아이의 가슴에 은은히 반짝이는 네크레이스

#122 하네꼬로 가는 길
하이야가 간다

#123 차 안
곤드레 만드레를 부르는 네사람!
숙자 아줌마! 우리나라 말 잘하시네!
영미 아줌마는 평양에 이년이나 사셨단다!
숙향 평양에?
숙자 우리들 평양 태생이에요 아줌마! 그지 엄마?
지에 두분 다 서울에 약혼자가 있다지?
숙향 숙자 오매! 우짤꼬? .. .. .. ..

#124 하꼬네 호텔 (선우원)
산 너머 저편에 해가 저문다

#125 온천풀
숙자 숙향 헤엄치고 있다
숙자의 오른쪽 어깨에 까만 점!

#126 지에의 방
등의자에 기대앉아 멀리 서산을 바라보는 지에
실례합니다!
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영미!
영미 풀에 가보지 않으실래요?
지에 풀에?
영미 거기서 애들이 수영하고 있어요!
지에 .. .. .. .. .. ..
영미 수영복차림의 우리 딸들을 봐주세요!

#127 온천풀
물속에서 킬킬대는 자매!
영미와 지에가 온다
숙자 아줌마!
하고 소리치며 숙향에게 물장구를 치고 도망쳐 온다
확대 되는 되는 지에의 눈!
숙자 오른쪽 어깨의 점이 지에의 눈앞으로 확 튀어든다
지에 아아! .. .. ..
지에 영미를 본다
영미의 조용한 미소!
숙자 아줌마 살려줘요!
숙자와 숙향 지에의 주변을 돌며 장난친다

#128 영미와 딸들의 방
저녁 상!
유까다를 갈아입은 세 모녀가 처음 입는 옷을 신기해한다
여중 마실것은 뭘 준비할까요?
영미 뭣 들 마실래?
숙향 나 위스키!
영미 원 아이두
숙자 난 아줌마 불러올께!
영미 .. .. .. ..

#129 복도
숙자가 걸어온다

#139 지에의 방
아줌마!
하며 숙자가 들어온다
아무도 없다
목욕탕에서 물 소리가 난다
숙자 아줌마! 목욕 하세요? 식사가 와 있으니까 빨리 하세요!sp!

#140 욕실
지에 놀라서 돌아본다
거기 문을 빠끔 열고 들여다 보는 숙자의 얼굴이 있다
지에 .. .. .. 곧 갈께!.. .. .. 문 닫아! 어서
숙자 어머나? 아줌마 어깨에두 나하구 똑같은 점이 있다 .. .. .. .. .. ?
지에 안돼! 보지 말라니까!
성난 지에의 소리에 깜짝 놀라 문을 닫는 숙자

#132 지에의 방
숙자 나가려나 문득 한 곳으로 ssn이 간다
테이블 위 한 장의 어린애 사진이 놓여있다
숙자 다가간다
사진을 집어든 눈빛이 이상한 광채를 띄운다

#133 경주 영미의 방 (회상)
그와 똑같은 사진을 듣 여고생 숙자의 손
숙자 엄마! 이건 누구 사진야?
영미 (당황의 빛) 그건 어디서 들춰냈니?
숙자 엄마가 도장 찾아 오라구 해서 뒤지다가 나왔지 뭐야
영미 .. .. .. 그건 너든가 숙향이든가 백일사진 아니냐?
숙자 그럼 이건 숙향이야? 나야?
숙향 (얼버무리듯) 그래 .. .. .. 그때 참 너든가 숙향이든가가 몹시 앓아서 하나가 빠지게 된 거야! 그래서 나중에 따로 찍어 준거지! 우리 이 사진들을 기분 나쁘니까 찢어 버리기로 하 자! 응? 숙자야!

#134 지에의 방
겁에 질린듯 사진을 응시하는 숙자!
숙자 소리에 소스라치며 돌아본다
유까다로 갈아입은 지에가 달려오며 숙자의 손에 사진을 나꿔챈다
지에 뭘 하는거야? 왜 남의 걸 훔쳐보지?
숙자 미안해요! 아줌마! 꼭 어렸을때 나같은 사진이 눈에 띄이길래 .. .. .. ..
지에 .. .. .. ..
숙자 아줌마는 옛날부터 우리 엄말 알고 계셨든거 아녜요?
지에 난 몰라요!
숙자 .. .. .. 그런데 어떻게 그 사진을 .. .. .. 참 이상한 일이네요?
지에 .. .. .. .. .. ..
숙자 아줌마!.. .. 뭔가 우리한테 감추고 계시군요
지에 감추다니 .. .. .. 난 감추는 거 없어요!
숙자 그 사진은 혹시 나 아니면 숙향이 .. .. .. ..
지에 무슨소릴 하는거죠? 이건 내 딸이야 .. .. .. 앓아서 죽었지만 .. .. .. ..
숙자 거짓말! 우리 둘한테 그런 네크레이스를 선사하구 드라이브두 시켜주구 .. .. .. 이유없 이 그런 친절을 베푼다는게 이상하잖아요?
지에 난 옛날에 평양에 살았었기 때문에 그저 너희들이 귀여울 뿐이야 .. .. .. 그것 뿐이란 말이야!.. .. ..
숙자 좋아요! 아줌마는 그렇게 감추지만 엄마한테 묻겠어요! 엄만 얘끼해 줄꺼에요!
지에 안돼! 안돼요!
지에를 뿌리치고 달려나가는 숙자!

#135 영미의 방
엄마! 하고 숙자가 뛰어든다
영미 .. .. ..
숙자 엄마 저 미야마상이란 사람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영미 그 분은 .. .. .. ..
숙자 엄만 그 사람을 알고 있었지?
영미 알다니! 엄마가 어떻게 아니 .. ..
숙자 거짓말!엄마하구 그 사람 사이엔 분명히 무슨 비밀이 있어!
숙향 얘왜 그러니 별안간
숙자 난 봤단 말이야!
숙향 뭘?
숙자 사진! 난지 넌지 확실힌 모르지만 애기때 사진을 그 아줌마가 갖고 있었단 말이야!
숙향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니? 뭐가 뭔지 모르겠네!
숙자 얘 숙향아 우리들은 여지껏 쌍둥이로만 알고 있었지
숙향 그래!
숙자 어쩌면 그건 거짓말일지도 몰라!
영미 숙자야!
숙자 엄만 좀 가만 있어요!
숙향 얘 얘 누가 그따위 수단에 넘어 간대니? 거짓말 할려거던 좀 근사하게 해라!
숙자 숙향아 거짓말이 아냐 .. .. 어쩌면 너하구 나는 쌍둥이는 커녕 형제두 아닐지도 몰라! 너 아니면 나 어느 쪽이 엄마 딸이 아닌 그 여자의 딸일거야!
영미 숙자야 너 그런 터무니 없는 소리 자꾸만 할래? 미야마상이 그런 소리하던?
숙자 그 여자가 그런소리 할게 뭐야 내가 본거구 내가 알게 된거야.. .. 엄마 대답해 줘요 우리들 쌍둥이가 아닌거죠? 형제두 아닌거죠?
영미 .. .. .. ..
숙자 역시 내 육감이 맞았어요 숙향아 이리와 봐 우리 둘이 얘기좀 하자!
숙향 일어선다
영미 그 자리에 쓰러져 통곡한다

#136 들판 (스스끼가하라)
달 빛 속에 갈대밭이 아름답다
숙자와 숙향이 걷고 있다
숙향 우리 둘중에 누가 정말 엄마 딸일까?
숙자 그건 너야!
숙향 어떻게 아니?
숙자 내가 봤다잖아!
숙향 그건 갖난애기 사진이다면서?
숙자 응 허지만 그 여자 오른쪽 어깨에 나하구 똑같은 점이 있어!
숙향 점이?
숙자 왜 그런지 난 그걸 봤을때 몸이 부들부들 떨렸어!
숙향 난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 .. 우리들은 태어 나면서 죽 같이 있었구 엄마 젖두 같이 먹었잖니!

#137 영미들의 방
울고 있는 영미
영미상!
하며 지에가 들어온다
지에 난 죽는한이 있어도 말하겠어요 당신하구의 약속은 지킵니다.. .. 나의 부 주의를 용서 해 줘요!
영미 애들은 나갔어요 뭘 얘기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133 들판
숙자 우리들이 만일 형제가 아니라면 우린 세상에 대해서 엄청난 거짓말을 해온게 되겠지?
숙향 엄마한테 돌아가서 진부를 확인 해야지!
숙자 소용없는 일야 절대루 정말 얘긴 안해 줄꺼야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약속이 돼 있는거 니까!
숙향 그래두 우린 들을 권리가 있잖아!

#139 영미들의 방
지에 난 지금 곧 차를 불러서 여길 떠나겠어요 .. .. 이젠 두 번다시 당신네들을 만날일이 없겠죠? 아셨죠 절대로 그 얘길하면 안되요.. .. 묻거던 웃어 버리세요.. .. 그다음엔 농담두 적당히 하는 거라구 화를 내세요 그래두 안듣거던 그땐 따귀라도 때리세요 꼭 그렇게 해야 돼요.. .. 그럼 사요나라.. ..
영미 지에상!
지에 행복을 빌겠어요!
지에 나간다
영미 다시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일어나서 지에를 좇으려 한다
숙자와 숙향이 돌아온다
숙자 엄마!
영미 .. .. ..
숙향 엄마!
영미 무너지듯 주저앉는다

#194 지에의 방
보스톤 빽에 짐을 챙기는 지에

#141 영미들의 방
영미 난 너희를 죽이고 나두 같이 죽으려구 했단다 그 때 우리들을 구해준 분이 바루 백화 할머니였어.. .. 너희들은 그 뒤 이십년을 내 오른쪽과 왼쪽 젖에 매달리며 친 형제처럼 살 아온거야 .. .. ..

#142 경주의 거리 모퉁이 (회상)
나팔과 북을 든 세 살배기 숙향과 숙자가 춤을 춘다
행복한듯 그것을 바라보는 영미 백화 경원
영미㉫ 나는.. .. 너희들이 있었기 때문에 살아 온거야.. .. 그런 의미에서 너희들은 백화할머 니와 함께 엄마의 생명의 은인 이란다 .. .. .. .. ..,

#143 과자집 앞(회상)
과자를 들고 아귀다툼을 하는 자매 돈을 내고 돌아선 영미 두 아이의 궁둥이를 때려준다
영미㉫ 내겐 숙자 숙향 어느한쪽 치우치는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었다 다 똑같이 내 배를 아 프게한 자식이다고 생각 해 왔을 뿐이지 .. .. ..

#144 영미들의 방
숙향 우린 형제가 아니였구나!정말
숙자 엄마 그럼 우리 둘중에 누가 진짜 엄마 딸이야?
영미 나한테 그걸 묻는거냐?
숙자 엄마 대답해요 난 누구 딸이야? 응 누구 딸이냔 말예요!
영미 난 못해 난 죽어두 말 못해!
숙자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145 지에의 방
지에가 보스톤 빽을 들고 일어선다
그 문앞에 숙자가 왔다
지에 .. .. ..?
숙자 엄마!
지에 .. .. ..
숙자 엄마! .. .. . 우리 엄마죠?
지에의 손에서 빽이 떨어진다
숙자 (자신을 얻고)엄마 입으로 말해요 너는 내 딸이라구.. .. ..
지에 (고개를 젓는다)아니야 네 엄마는 영미상이란다!
숙자 그래요 우리엄만 오영미에요 허지만 나를 낳은 사람은 당신이예요!
여중 (드러서며) 차를 불러 왔읍니다!
지에 고마워요.. .. (숙자에게)잘 있어!
숙자 잠깐만 .. .. 제 얘기 좀 들으세요!

#!46 현관
차가 서 있다
지에가 다급하게 걸어온다
뒤쫓는 숙자
숙자 왜 달아나고 거죠 왜!
지에 결혼식 날짜가 잡히거던 알려줘요 응? 축전이라도 칠께!
숙자 엄마!
지에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허지만 모른체 하고 차속으로 들어가며 쾅하고 문을 닫는다
숙자 엄마! 엄마아!
소리치며 차를 쫓는 숙자
매정하게 차는 멀어져 간다

#117 영미들의 방
영미와 숙향 고개를 든다
숙자가 들어온 것이다
숙향 언니!
숙자 .. .. .. ..
영미 아줌마를 만나 봤니?
숙자 떠났어요!
영미 .. .. .. ..
숙자 엄마!.. .. 어머니!날 친자식처럼 키워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숙향 난 믿을 수 없어 넌 무슨 일이 있어두 내 언니야 언니란 말야!
숙자 .. .. 내일은 마지막 무대구나!
숙향 응.. .. 왜? 서울에 안 돌아갈 작정이야?
영미 .. .. 숙자야!
숙자 엄마 난 어느나라 사람이야 국적이 어디냔 말이야요?
숙향 엄연한 한국인이지 뭐 우리 김치 깍두기 먹고 자라지 않았니?
숙자 그래.. .. 허지만 .. .. 난!
숙향 싫어! 싫단말야 너하구 나는 둘이자 하나란 말야!
숙자 날 좀 가만 나둬죠 나 혼자 생각좀 해 볼테야!

#148 국도(게이힁)
하이야에 흔들려 가는 지에

#149 차안
눈물이 젖어 흔들리고 있는 지에

#150 스스끼가하라
우거진 갈대 숲을 마구 헤치고 걸어 들어가는 숙자
방울방울 눈물이 볼을 흘러 내린다
달 빛에 반짝이는 진주 목걸이

#151 영미들의 방
울고있는 영미
숙향 엄마! 내게 맡겨요 내 꼭 숙자마음을돌려놓구 말테니까
숙향 수화기를 든다
숙향 서울 국제전화 부탁합니다!

#152 스스끼가하라
숙자 미친듯이 언덕위에 앉아 있다
그 손이 어루만지고 있는 목걸이
숙자 엄마.. .. 오까아상!
떠오르는 영미와 지에의 얼굴
숙자 엄마! .. .. ..
영미㉫ 너희들은 내 오른쪽과 왼쪽 젖에 매달리며 친 형제처럼 살아 온거야!
지에㉫ 안돼! 보지 말라니까!(격하게) 결혼식 날짜가 잡히거던 말려줘요 축전이라도 칠께.. .. (눈물 머금고)
숙자 고개를 번쩍 든다
숙자 용진씨! 난 어떡함 좋아요? 용진씨!

#153 서울 신용진의 아파트
용진은 술이 취해 잠들어 있다
한쪽 피아노 앞에서는 문영이 작곡에 열중하고 있다
피아노 소리에 번쩍 눈을 뜬 용진
용진 야 거 고만 저만 해 두고 사람 잠좀 재울 수 없니?
문영 가만있어 곧 끝나!
용진 머리맡에 물을 벌떡벌떡 키고 있는데 전화벨 소리
용진 여보세요! .. .. 그렇습니다 국제전화?
피아노 앞에 있던 문영이 후다닥 달려와 뺏으려한다
문영 일본서라면 나한테야!
용진 이거 왜 이래! 네? 김문영이요?
문영 그것봐 나한테라는데.. .. ..
용진 시무룩하며 수화기를 뺏긴다

#154 영미들의 방
숙향 여보세요! 문영씨? 나 숙향이예요!

#155 용진의 방
문영 어어 나야.. .. 그동안 별일 없었지?

#156 영미들의 방
숙향 응 우리들 공연은 대성공였어! 그런데 우리들 인생에 너무도 중대한 일이 생겨버렸어!

#157 용진의 방
문영 뭐라구? 중대한 일이라니?
용진 이것봐 숙자가 교통사고라도 낸거 아냐?
와락 수화기를 뺏어든다
문영과 용진 서로 수화기에 귀를 기울인다

#158 스스끼가하라
영미㉫ 숙자야!숙자야!
처절한 그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숙자의 귀에 울려온다
숙자 벌떡 일어선다
숙자 엄마!
달빛 속의 은물결을 헤치며 영미가 달려온다
영미 이렇게 바깥 바람이 찬데 감기 들려구 (손을 잡으며)그 봐라 손이 꽁꽁 얼지 않았니!
숙자 미안해요 엄마 이제 들어가려구 했어요!
영미 (세타를 벗어 걸쳐주며) 엄만 이제 네 마음의 자유를 속박하진 않겠다 너 하고 싶은 대로 네가 행복해질 길을 택해서 가면되는 거야!
숙자 .. .. .. ..
영미 자야 호텔로 돌아가야지 지에상이 쓰던 방을 잡아놨다
영미 숙자의 어꺠를 포근히 감싸며 걷는다

용진 (안타깝게) 숙자! 숙자지? 왜 대답을 안해?
#162 지에의 방
숙자 (가슴이 막히는듯) .. .. 용진씨!

#163 용진의 방
용진 이것봐 숙자!내 말을 똑똑히 들어 난 숙자의 신상에 뭐가 일어나건 놀라지 않는다 하 늘이 무너져두 놀랄 사람이 아니야 난 숙잘 사랑하고 있어

#164 지에의 방
숙자 .. .. 오열한다 .. .. ..

#165 용진의 방
용진 숙자 혼자서 괴로워하지 말라구 내가 있잖아
내가 숙자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도와줄 수 있다 응 숙자 유종의 미를 걷우고 돌아오라 구 돌아와서 나하구 상의하면 되잖아!

#166 지에의 방
숙자 .. .. 기뻐요 .. .. 저두 .. .. 용진씰 사랑해요
이 사이 살그머니 문을 열고 숙향이 문 안으로 들어선다
숙자 네.. .. 알았어요.. .. 안녕.. .. 안녕히.. .. ..
전화를 끊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통곡한다
숙향이 조용히 다가와 침대머리에 앉으며
숙향 숙자야.. .. 난 사실 용진씰 여지껏 너무 과소평가하구 있었어 용진씬 정말 훌륭한 분 이야 우리 얘길 듣구 얼마나 안타까워한줄 아니?
자가용 비행길 못 자긴게 한이래 그리구 너나 내가 검둥이의 자식이면 어떻냬 숙자를 사랑 하는 마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구.. .. .. ..
숙자 .. .. .. ..
마냥 울기만 한다
숙향 숙자야 서울로 돌아가는거야?
숙자 .. .. 난 .. .. 갈 수 없어
숙향 .. .. .. ..
숙자 우린 여지껏 거짓말을 해온거야 이 이상 더 세상의 눈과 귀를 속일순 없잖니.. .. 내일 을 마지막으로 난 일본 사람으로 돌아갈꺼야
숙향 숙자!넌 엄마하구 날 버릴 작정이니? 그리구 용진씨의 사랑을 짓밟구
숙자 .. .. .. ..
숙향 숙자야.. .. ..
입을 꽉 다물어버리는 숙자

#167 포스타
“京城仁 *く*?星”
“淑子 淑鄕 ナ*よたろ 公演”
여기 자매의 노래소리가 흐른다

춤 추는 자매
두 얼굴에 반짝이는 눈물
#169 무대 옆
영미도 눈물로 바라본다

#170 객석
구석 자리에서 지에 역시 눈물이 비오듯한다
우레같은 박수와 함께 “앙콜”소리가 객석을 뒤흔든다
일어서서 열렬히 소리치는 사람들 속에 지에는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먹인다

#171 분장실
꽃다발을 안고 숙자 숙향 뛰어든다
기쁨과 슬픔의 눈물로 범벅이된 얼굴들
영미도 눈물로 맞아들인다
그 앞에 숙자 무릎을 꿇는다
숙자 어머니.. .. 오랜 세월을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니 은혜는 일생동안 잊지 않겠어요
영미 숙자야.. .. ..
숙향 너 정말 일본에 남을 작정이니?
숙자 여기가.. .. 내.. .. 나라야
숙향 .. .. ..
숙자 숙향아 너한테두 정말 폐많이 끼쳤어.. .. 넌 정말 좋은 동생들이었어.. .. 난 아무것도 네게 해준 일이 없었지만.. .. ..
숙향 몰라 몰라 인제 너같은건 몰라! 바보 이 바보야 엄만 왜 가만히만 있는거야요!
영미 숙향아 인젠 숙잘 더 괴롭히지 말어! 숙잔 밤새도록 혼자 고민한거야 그리구 마음의 결정을 지은걸꺼다.. .. 숙자가 여기 남겠다면.. .. 우린 조용히 숙자의 행복을 빌어주자꾸나.. ..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잖니
숙자 .. .. .. .. ..
숙향 숙자야 .. .. ..
입을 꽉 다물어버리는 숙자
마쓰다와 한국 신문 특파원들이 들어온다
기자 축하합니다
마쓰다 오메데도오! 대성공이었어
영미 정말 감사합니다
마쓰다 자아 비행기 푭니다
세장의 표
그 표를 받아들고 각자 생각에 잠긴다

#172 하네다 비행장
하이야가 와서 닿고 영미가 숙향 마쓰다가 내린다

#173 미야마 귀금속상 앞
숙자가 서서 그 안을 응시한다

#174 상점 안
보석을 정리하던 지에게 문득 고개를 든다
그 눈이 한곳을 응시한다
“엄마”하고 나직하게 부르며 이끌리듯 숙자가 들어선다
지에 숙자.. .. 어찌된 일이지
숙자 난 엄마 곁에 남겠어요
지에 내 곁에?
끄덕이는 숙자
지에 바까! (바보)
소리치며 지에의 손이 매섭게 숙자의 볼위에 작렬한다
지에 이 바보 바보야! 네가 그렇게 배은망덕하는 앨줄은 몰랐다 난 그런 애를 딸이라고 부 를순 없단말야!

#175 하네다비행장 휭거-
마쓰다와 기자들이 손을 흔든다
손을 흔들며 제트기의 타랍을 오르는 영미와 숙향
눈물에 젖은 얼굴들
“엄마!”
비명과 같은 소리에 영미왓 ???향이 돌아다본다

#176 一七번 게이트
숙자가 달려온다

#177 타일
“숙자야!”
“언니!”
서로 외치며 타랍을 달려 내려오는 영미와 숙향
“엄마!”
하고 가슴에 뛰어드는 숙자
셋은 얼싸안고 운다

#178 휭거
지에가 달려온다
마쓰다 미야마상!
지에 아 마쓰다상 숙자는?
마쓰다 지금 막 뛰어 들었오 보시오 모두 얼싸안고 울고 있잖나.. .. .. 미야마상 훌륭한 일 하셨읍니다!
지에 숙잔 제 아이가 아니예요 저앤 한국의 딸이 아녜요? .. .. 한국의 마음과 한국의 강산 속에서 자라지 않았어요!
지에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그 눈에

#179 타랍
타랍 위에서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三모녀

#180 휭거
숙자의 눈에 머리를 바람에 나부끼며 움직이지 않는 지에의 모습

#181 하늘에서 보는 한국

#182 비행기 안
숙자와 숙향 손을 잡고 창밖으로 다가드는 서울을 내려다 본다
향숙 우리들의 나라야.. .. 우리들의 마음 서울.. ..
숙자 깊이 끄덕이며 힘을 주어 숙향의 어깨를 끌어 안는다

#183 김포 비행장
착륙하는 여객기

#184
휭거 팬들이 손을 흔든다
그 속에 끼여 용진과 문영의 기쁨 넘치는 얼굴
용진 왔다 왔어!
문영 돌아 왔다 돌아왔어!

#185 타랍
영미를 가운데 두고 숙자 숙향 내려온다
숙향 얘 숙자야 용진씨 와 있다!
숙자 어디 어디?
숙향 안 보이니? 저기 있잖아!
숙자 안보여 아무것두.. .. ..
보일 리가 없다 눈물 투성이니까
영미 숙자야 엄만 한마디만 하고 싶었단거 여기가 바로 네 고향이라구!
숙자 그래.. .. 그래요 정말 내 고향이에요!
영미 봐 좀 너희들의 팬들이 저렇게 열광적이구나!
영미 그쪽을 향해 깊숙이 절을 한다

#186 김포가도
세대의 차가 간다
선두에는 문영과 숙향
두 번째에는 영미가 혼자

#187 숙향의 차
꽃다발에 파묻힌 숙향의 행복한 얼굴
문영 숙향일 위해 또 노랠 만들었지 이거야 자아 불러봐!
눈을 떠봐도 눈을 감아도
떠나지 않는 외로움
왜 그런지 왜 그런지
당신은 아실꺼예요
당신이 내 곁에 안계시니까

#188 숙자의 차
용진에게 잡힌 숙자의 손
용진 숙자! 숙자가 혼자 일본에 남았다구 해서 내가 그대로 놔뒀을것 같애? 어림두 없지 지 구의 끝 아니 달나라 화성에 까지라도 난 숙자의 있는 곳을 찾아 나섰을꺼다 남아가 한번 먹은 마음 그렇게 쉽사리 변할 수야 없지 난 난 말이다 숙자 숙잘 이 속에 꽉 가둬 버리기 로 했어 (가슴을 탕친다) 내가 하고싶었던 말은 이거야 어떄? 갇혀 줄꺼야 말꺼야! 손에 힘을 준다
숙자 조용한 미소로 용진의 가슴에 볼을 묻으며
숙자 행복해요.. .. 가둬주세요!
용진 O.K! 운전수 밟으쇼 저 앞의 차를 추월 해 주쇼!
운전수 여긴 백차가 많아서 안되는데요.. ..
용진 백차가 문제요? 까짓것 벌금 물면 될거아뇨 벌금!
운전수 에라 모르겠다 까짓것 벌금 물면 고만아냐 이 기분에 안밟으면 언제 밟어 볼것이냐! 윙하고 밟아 버리는 운전수

#189 제二 한강교
숙자의 차가 앞의 두 차를 앞지르며 뒷 창으로 손을 흔들어 대는 용진과 숙자

#190 영미의 차
영미의 손을 흔든다
운전수 돌아보며
모두같이 타시면 싸게 갈수 있는데 거 참.. ..
영미 (미소) 괜찮아요 이렇게 가는게 더 좋아요!
운전수 아주머닌 혼자 타시게 돼서 안됐읍니다!
영미 호호.. .. 내가 제일 행복하답니다!
영미의 행복한 눈물

#191 제二 한강교
세대의 차가 사라지고 강물은 노을 받아 붉게 반짝이고 있다
 

처음 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