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빈집 (2월 27일 - 3월 4일)
2013-02-13
조회 528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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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2월 27일 - 3월 4일)
감독: 김기덕
주연: 이승연, 재희
제작연도: 2004년
상영시간: 88분
감상포인트:
<빈집>은 남의 빈집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자신의 집처럼 살아가는 남자를 통해 빈집처럼 되어 버린 사람들과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남의 집을 제 집 드나들 듯 하 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죄가 아니라고 보는 것을 넘어서서 오히려 고장난 물건을 고쳐주거나 도움을 줌으로써 구원과 치유의 이미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무단주거침입한 범죄 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 되는 주인공 태석은 감옥 안에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하고, 실제로 타인의 시선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으로 영화는 진행되고 있습 니다. 이는 도덕과 통념이라는 타인의 시선을 무화시키고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김기덕 식 지 향점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한 집에 기거하던 태석과 선화가 함께 올라가는 저울의 눈금이 ‘0’으 로 표시되는 것도 그런 점에서 현실과 환상을 공존시키는 방식으로 표현된 이미지 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엔딩 장면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다’는 장자 의 명언이 자막처리되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의 현실 속에 초월성을 내재시킬 수 있다면, 환상이 냐 현실이냐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바로 이러한 접근이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게 만드는 김기덕 감독의 독특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명감독 코너:
인간 내부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고, 인간의 위악적인 요소에 포커스를 맞춰 인간과 세상의 본질에 접근하는 작가주의 감독이 바로 김기덕입니다. 저예산 영화 데뷔작 <악어>에서부터 그 독특한 세계를 구현하여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온 김기덕 감독은 일년에 한 편씩 열정적으로 영화를 만들어 발표하였습니다. 관객 동원수는 많지 않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예술가로서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김기덕 감독의 행보는 주목을 끕니다. 김기덕 감독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을 통해 세계에 알린 영화는 <섬>과 <수취인불명>입니다. 이후 2004년에는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같은 해에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에도 감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상이 감독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영화제에서 인정받게 된 핵심적인 요인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 허물기’와 ‘상징적 이미지’ 구현에 독특함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선악과 도덕적 경계나 통념을 전복하고 현실을 초월하는 원형적인 세계를 각기 다른 영화에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화면상의 특징은 이미지 신이 많고 예술적이라고 점입니다.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화가생활을 했던 김기덕 감독의 화면은 그 자체가 바로 초현실주의 회화가 되는 장면도 많이 나타납니다. 감독의 주관성이 강하게 표현되는 강렬한 김기덕 영화는 여전히 찬반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