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기간 : 6/17~22
상영시간 : 평일 오후 2, 7시, 토요일 1시
<살인의 추억> (2003/ 15세이상 관람가 /127분)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게다가 영화제 수상작으로는 의례적으로 흥행돌풍도 일으키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판매실적도 한국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서부터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순성, 이로 인한 사회의 모순성을 말하고 있다. 또한 가족애라는 인류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머러스한 터치에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모순을 지니고 부족한 인간들이 모여 불러일으키는 오해가 봉준호 감독이 삶과 세상을 보는 시각이다.
특히 <살인의 추억>에서는 진실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진실된 것이 있다 하더라도 진실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오해나 편견이 영화를 출발시키고 있다. 이 사람이 범인인 줄 알았더니 결국 아니고, 자료에 의존한 과학적 수사가 좋은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인간은 모순덩어리며 그런 모순 덩어리가 모인 사회 역시 모순 덩어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순덩어리들이 극적인 위기 상황에서 뭉치면서 하나가 되는 재미가 봉준호 감독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적과의 동침이 빚어내는 웃지 못 할 아이러니 속에서는 그 누구도 적이 아니게 되며 적에 대한 분노가 바로 나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라는 반성과 비판이 봉준호 감독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는 모두 살해사건이 있다. < 살인의 추억>에서의 오프닝은 경운기가 지나가는 누런 황금벌판을 전경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잠자리가 날고 시골아이들이 노는 논둑 옆 하수구는 시체가 버려지는 범죄공간이다. 사건은 시골의 볏집단을 모아 둔 들판에서도 길옆에서도 시냇가에서도 일어난다. 이렇듯 봉준호 감독은 일상적 공간이 주는 공포감을 부각시켜 일상 속에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공포스러운 사건이 도사리고 있음을 말한다.
< 살인의 추억>의 공간은 도시가 아닌 시골 화성이다. 화성경찰서 토박이 강력반 형사인 박두만(송강호)은 자신의 눈은 못 속인다며 육감을 신뢰하며 범인을 잡아 폭력으로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전문인 사람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서울에서 서태윤 형사(김상경)가 내려와서 과학적 수사를 표방하게 되자 박두만의 폭력적 수사방식이 얼마나 엉터리인가가 더욱 부각된다.
▶ DVD 찾아보기 :
https://lib.sookmyung.ac.kr/search/detail/CAT000000500521
▶ 다음 주 영화 : 봉준호 감독의 <마더>(기초교양학부 황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