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미술관에는 아픈 그림을 치료하는 ‘미술품 의사’가 있다!『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는 미술보존가 김은진이 쓴 ‘미술품 보존과학’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미술관에서 오랫동안 보존가로 일하면서 맞닥뜨렸던 문제들과 작품 보존에 대한 끝없는 고민 속에서 책을 쓰게 되었는데, “보존과학에 대해서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 이유는 미술 복원에 대해서 알게 되면 우리가 오늘 눈앞에서 보고 있는 예술 작품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술 작품이 겉으로 보여 주는 이야기와 속으로 품고 있는 이야기가 더해져 관람객들이 더 풍부한 미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에서는 미술품 복원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들이 펼쳐지는데, 미술 복원의 역사에서부터 복원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보존가들의 이야기, 참혹하게 실패한 미술품 보존 처리로 오히려 관광 명소가 된 시골 마을 이야기, 전통적인 미술품의 보존 처리와는 확연히 다른 현대미술 작품의 보존에 대한 쟁점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2부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에서는 실제로 미술품 복원에서 과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가령,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언급된 ‘레슬링을 하는 두 명의 남자’ 그림은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다. 그런데 고흐의 진짜 작품인지 논란이 되었던 그림,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을 최신 과학기술을 이용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이 그림 아래에 숨어 있는 ‘레슬링을 하는 두 명의 남자’를 찾아냈다(고흐가 레슬러를 그린 캔버스 재활용한 것이다). 마지막 3부 ‘미술관의 비밀’에서는 미술품을 안전하게 보존해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미술관의 끊임없는 노력, 관람객과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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