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파한집은 고려조 고종(高宗) 7년(1220) 이인로(李仁老)가 지은 패관문학(稗官文學)으로 그 아들인 이세황(李世黃)이 원종(元宗) 원년(1260) 처음으로 목판본으로 간행하였다.
이인로는 고려 중기의 문신으로 초명(初名)은 득옥(得玉)?자는 미수(眉?)?호는 쌍명재(雙明齋)이며 이규보(李奎報) 등과 더불어 해좌칠현(海左七賢) 중의 한 사람이다.
패관이란 본래 고대 중국에서 민간의 풍속이나 정사를 살피기 위해 항간(巷間)에 파견되는 관리를 명칭 한 것이다. 따라서 패관문학이라 함은 항간에 유통되는 시문(詩文)에 대한 일화나 논평, 일상생활에서 얻어지는 이야기들을 엮은 것으로 새로운 산문문학 형태로 발전하여 수필이나 소설문학의 모태가 되었는데 특히 파한집은 이어지는 우리나라 패관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화, 시평, 일화. 기사 등 3권1책 45장으로 구성된 본서는 판심의 제목이 파한(破閑)으로 되어 있으며, 경신(庚申, 1260)년 이세황의 발문(跋文)이 수록된 초간본을 조선조 효종(孝宗) 9년, 기해(己亥, 1659)년에 최자(崔滋)가 이를 보완한 보한집(補閑集)과 더불어 이한집(二閑集)이라 하여 다시 목판으로 중간(重刊)한 것이다.
본서는 현재 초간본(初刊本)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다지 많지 않은 숫자로 전해지는 중간본으로 가치가 크며 특히 기해년 가을 풍산(?産) 홍씨 홍주세(洪柱世)가 썼다는 중간발문(重刊跋文)의 기록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