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한국 영화사를 돌아보면 혹독한 검열의 시대가 지나고 얼마지 않아 무자비한 흥행의 시대가 찾아왔다. 표현의 자유가 말살된 시대나 영화 시장의 대기업 독과점 시대나 한결같이 한국 대중영화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시대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 전자의 경우는 탄압이 무서워서, 후자의 경우는 자본이 두려워서다. 그로 인해 한국 현대사의 진짜 얼룩은 지워지고, 현실의 모순은 스펙터클과 환상으로 가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