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어려운 시절, 책 보다는 밤이 우선인 때, 반 친구는 『맹견 등대』라는 만화책을 학교에 가져와 자랑이다. 본 다음, 나 좀 빌려주면 안 돼? 해봤지만 거절이었다. 못 본 그 책이 내게 와 구구거린다. 별 일 아닌 별일이 평생 시를 쓰게 된 동기가 되었나? 함몰陷沒 부위 상처의 꽃인가? 어느 핸 꽃도 못 피고 건너 뛴 기억으로 욱신거린다. 영국의 진아 유빈, 목동의 범서 크고 있다. 모두 내 손주 같은 청소년들 육신의 양식은 세상이 먹여 키우지만, 영혼의 양식은 조금이나마 내 손으로 먹였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여기 씨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