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험난한 노정이었다. 길도, 안내인도, 등불도 없었다. 백범은 스스로 길을 내고 등불을 밝히며 고단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소원하며 보이지도 않는 저 아득한 곳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조국의 산하와 중국 대륙 곳곳에 피땀으로 얼룩진 얼과 혼을 새겼다. 우리는 그 길을 되밟기로 했다. 발자취를 더듬고 흔적을 헤아리며 백범의 숨결과 체온을 느끼려 했다. “진실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백범이 걸어간 길 위에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의 행동, 그리고 사상을 되짚어 보려 했다. -「발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