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김병택 시에 드러난 일련의 모습들은 차가움과 따뜻함이라는 양가(兩價)적 특성을 지녔다. 그 시에는 스스로의 내면을 향한 냉철한 진단뿐만 아니라, 외부로 향하는 연민과 사랑이 동시에 존재한다. 두 개의 바퀴를 딛고서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듯이, 그는 내면과 외부의 바퀴 그 어느 쪽에도 치우지지 않는 무게 중심을 견지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엄정할수록 너그러워지는 그의 시선은 모든 외적 대상들을 풍요롭게 읽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