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소년 (2012/ 12세 관람가/ 87분)
한 인간을 양육한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부모된 사람도 완전한 인격체가 아니어서 자신의 삶도 버거울진대 자식이라는 타자를 키워야 하는 것은 보통 큰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니의 경우 모성애라는 원초적 본능의 힘으로 아버지보다는 좀 더 쉬울지 모르지만, 아내가 없는 자리를 메워야 하는 아버지의 경우 상당히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자전거 탄 소년’은 자신의 몸 하나 뉘일 곳이 없어 자식을 버린 아버지가 등장한다. 다르덴 형제는 칸에서 이 영화 이전에 이미 4편의 영화로 황금종려상 2회('로제타' '더 차일드'), 각본상 1회('로나의 침묵'), 여우주연상 1회('로제타'), 남우주연상 1회('아들') 등 5개 트로피를 거머쥔 거장이다. 그의 영화는 작품성 있으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자전거 탄 소년>은 단 하나뿐인 혈육인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살고 있는 사춘기 소년의 상처를 절절하게 보여준다. 소년이 마음 붙일 곳은 자전거밖에 없다. 분신과도 같은 자전거를 잃어버렸을 때 자전거를 찾아준 이가 그의 주말 위탁모가 된다. 그녀는 친아버지 못지않은 사랑을 베풀지만 그를 끌어당기는 것은 불량한 친구의 유혹이다.
불량배를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둘 사이의 몸싸움은 자식 키우기가 얼마나 힘겨운 씨름인지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자전거 탄 소년’은 가족이 해체됐을 때 대체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대체가족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함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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